메뉴 닫기

글로벌

“미국의 이재명, 맘다니” 뉴욕과 미국을 흔들다

이재명 대통령과 맘다니 민주당 뉴욕시장 후보의 닮은꼴
조성진 기자   |   송고 : 2025-07-06 12:41:27

오른쪽이 조란 맘다니 민주당 뉴욕시장 후보  사진=맘다니 SNS

 

“이름은 맘다니야. 맘다니”

 

지난 6월 12일 열린 미국 뉴욕시장 민주당 예비선거 마지막 TV 토론에서, 앤드루 쿠오모 전 뉴욕 주지사(68)는 상대 후보의 이름을 여러 차례 틀리게 불렀다. 이에 맞서 조란 맘다니(34, Zohran Mamdani) 뉴욕주 하원의원은 또박또박 철자를 부르며 이렇게 말했다. “어떻게 발음하는지 배워야죠.” 이름을 제대로 부르는 것조차 꺼리는 기득권과, 그에 정면으로 맞서는 정치 신인의 장면이었다.

 

불과 올해 2월만 해도 여론조사 1%의 무명이던 조란 맘다니는 7월 1일 민주당 경선에서 56%를 득표해, 최대 거물인 쿠오모(44%)를 12% 차이로 꺾고 뉴욕시장 민주당 후보가 됐다. 전 세계 언론은 이 돌풍에 주목했고, 한국에서는 “미국의 이재명?”이란 말이 흘러나왔다.

 

왜 미국의 이재명일까? 그 이유는 닮아 있는 두 사람의 정치 여정과 스타일, 그리고 그들이 마주한 ‘구조적 적대’ 속에서도 대중을 향해 흔들림 없이 정치의 가능성을 열어가는 방식 때문이다.

 

 

태생은 다르지만 “같은 길”

 

이재명 대통령은 소년공 출신으로 삶 자체가 서민과 맞닿아 있었다면, 맘다니는 엘리트 출신이지만 스스로 거리의 정치, 서민의 언어를 선택했다는 점에서 이재명과 유사하다.

 

이재명 대통령은 노동운동과 인권변호 활동으로 기득권 정치와 거리를 두었다. 맘다니는 엘리트 가정 출신임에도 불구하고, 정치적 여정은 철저히 제도권 밖에서 시작했다. 유명 영화 감독이자 컬럼비아대 교수인 아버지와는 달리, 택시노동자 부채 탕감 단식 투쟁, 거리 유세, 공공복지 캠페인 등으로 시민들과 함께 싸우는 실천적 풀뿌리 운동가의 길을 걸었다.

 

맘다니는 “정치인은 우리가 겪는 문제에 관심이 없다. 하지만 나는 여러분의 삶에 신경 쓴다”고 말했다. 맘다니를 도운 패트릭 가스파르(Patrick Gaspard) 전 남아공 미국대사는 "요즘 민주당원들은 대체로 잔소리꾼으로 비춰지는데, 맘다니는 열정적으로 경청하는 사람"이라며 "사람들은 '그래, 이 사람은 옳은 질문을 하고 있구나’ 하면서 자신의 열망을 드러냈다”고 말했다.

 

김진남 전남도의원은 “맘다니는 그동안 정치가 닿지 못했던 빈자리를 채우는 인물이다. 그의 등장은, ‘정치는 나와 상관없는 일’이라 생각했던 사람들에게 ‘정치도 나를 위해 움직일 수 있구나’라는 희망을 준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어서 “이 모습은, 과거 성남시장으로 나섰던 이재명 대통령을 처음 봤을 때 많은 국민이 느꼈던 새롭고 벅찬 감정과도 비슷하다”고 덧붙였다.

 

김진남 전남도의원

정책은 급진적이되, 언어는 일상적

 

맘다니는 임대료 동결, 최저임금 30달러, 무상보육, 무상버스, 공공 식료품점 등 생활밀착형 복지 공약을 꺼냈다. 이재명 대통령 역시 민생경제, 기본소득, 기본주택, 주 4.5일제, 지역화폐 활성화 등 보편적 복지를 핵심으로 삼는다.

 

정책의 방향은 매우 진보적이지만, 전달하는 방식은 지극히 현실적이고 단순하다. 맘다니는 복잡한 정책 대신, 사람들이 지금 당장 필요한 것들을 이야기한다. 그는 3분짜리 영상에서 "임대료 동결, 버스 무료화, 보편적 보육 실현 등을 주장하는 후보가 있다면, 당신은 지지하시겠습니까?"라고 말한다. 이재명 대통령도 “공약은 서민이 이해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맘다니와 이재명은 수치를 말하지 않고 풍경을 말한다. 맘다니는 차가운 코니 아일랜드 앞바다에 뛰어들며 임대료 동결을 외쳤고, 이재명은 시장 골목을 돌며 자영업자들과 눈을 맞추고, 손을 맞잡았다.

 

이재명과 맘다니가 상대방으로부터 ‘이념적 낙인 찍기’를 당한 것도 같다. 윤석열은 2022년 대선 TV토론에서 “(이 후보의 태도가) 결국은 친중, 친북, 반미라는 어떤 이념적 지향에서 단단히 서 있는 것”이라고 공격했다. 또한 2024년 12월 3일 비상계엄을 선포하면서 "북한 공산 세력의 위협으로부터 자유 대한민국을 수호하고 우리 국민의 자유와 행복을 약탈하고 있는 파렴치한 종북 반국가 세력들을 일거에 척결”하겠다고 말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보다 직설적이다.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TRUTH)에 “맘다니는 100% 공산주의 미치광이” 라며 "그는 끔찍해 보이고, 목소리는 귀에 거슬리고, 그리 똑똑하지 않다”고 공격했다.

 

도널트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TRUTH에 맘다니를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  사진=트럼프 TRURH

 

포퓰리즘인가, 용기 있는 정치인가

 

맘다니 SNS는 처음 2만 5천 명 수준의 팔로워에서 시작했지만, 지금은 인스타그램 팔로워가 3백만 명이 넘는다. 이재명 대통령도 트위터,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통해 ‘현장에서 메시지를 직접 전하는 정치인’의 전형을 만들었다. 두 번의 대선에서 ‘즉흥 유세’, ‘SNS 실시간 답변’ 등의 파격 행보를 했다.

 

패트릭 가스파르는 맘다니 자원봉사자를 보며 “1989년 뉴욕 첫 흑인 시장 데이비드 딘킨스의 캠페인 이후, 이렇게 많은 무급 자원봉사자가 거리로 나선 건 처음이다.”고 말했다. 맘다니의 무급 자원봉사자 수는 5만 명이 넘었다.

 

맘다니의 공약은 월가, 민주당 중도파, 보수 언론으로부터 “비현실적인 좌파 포퓰리즘”이라는 공격을 받는다. 이재명 역시 수년간 “좌파 포퓰리스트”, “퍼주기 정치인”이라는 비난을 받았다.

 

그러나 둘 다 위축되지 않았다. 맘다니는 유권자들과 대화하며, “복지는 투자가 아니라 생존”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모든 정치인은 포퓰리스트다. 다만 국민이 원하는 걸 말하느냐, 가진 자가 원하는 걸 말하느냐의 차이”라며 "뭐니 뭐니 해도 먹고사는 문제가 제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현대 정치의 진화된 모델, “이념이 아니라 감각과 실용, 권력이 아니라 사람”

 

맘다니는 유대계 유권자의 강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연설 도중 울면서 “나는 목숨의 위협을 받고 있다”고 호소하며 진심을 전했다. 그 장면 이후, 많은 이들이 그의 손을 잡기 시작했다. 전통적 기득권층은 여전히 그를 경계하지만, 사람들은 그가 “진짜로 신경 써주는 사람”이라고 믿는다.

 

이재명 대통령 또한 “위험을 감수하는 대통령”, “나를 대신해 싸워주는 정치인”이라는 이미지로 지지를 확장했다. 지지자들은 그를 ‘형’, ‘이웃’, ‘친구’처럼 대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한국에서 정치 엘리트의 언어를 허물었고, 맘다니는 뉴욕에서 기득권 정치의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이들은 서로를 모를지 몰라도, 세계는 그들을 비교한다.

 

김진남 도의원은 “이재명 대통령과 맘다니는 현대 정치의 진화된 모델이다. 이념이 아니라 감각과 실용으로, 권력이 아니라 사람으로 정치의 중심을 이동시킨다”고 말했다.

 

맘다니는 퀸즈 옥상에서 이렇게 말했다. “항상 불가능한 것처럼 보인다. 그것이 실제로 이루어질 때까지는.” 

이재명은 2022년 대선 패배 직후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포기하지 않으면 반드시 기회는 온다.”

 

맘다니는 뉴욕시장으로 유력하고 이재명은 대통령이 됐다. 뉴욕과 대한민국, 두 곳에서 바람이 불고 있다. 기존 정치에 실망한 시민들이 새로운 가능성을 찾고 있다. 그 가능성의 이름이 한국에서 이재명이라면 미국에서는 맘다니이다.

 

 


Service / Support
TEL : 010-9270-9471
E : samsanisu11@gmail.com(광고⋅제보⋅보도자료)
E : dongbunews24@naver.com(보도자료)
▶ 바로가기 : 온라인 후원 ◀
반응형 인터넷신문 지원: 061-725-8833
전남 순천시 신월큰길 19, 3층(조례동, 인경빌딩) / 광고⋅제보 samsanisu11@gmail.com / dongbunews24@naver.com
제호 : 동부뉴스 | 사업자등록번호 : 280-14-02839 | 정기간행물 : 전남, 아00577 | 발행일자 : 2025년 05월 14일
발행인 : 조성진 / 편집인 : 조성진 / 청소년보호책임자 : 구자경 / 개인정보관리책임자 : 구자경
© 2024. DB24.KR.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