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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경영

[기자수첩] 순천 선월 코스트코 입점, 상생전략이 필요하다

조성진 기자   |   송고 : 2025-07-25 10:56:55

코스트코 광명점

 

순천 선월지구에 창고형 할인매장 ‘코스트코’가 들어설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지역사회가 술렁이고 있다. 기자가 단독 보도한 2주 전 코스트 입점 기사(2025.7.7일자)는 수많은 사람들이 읽고 반응했다. 대부분 코스트코 입점에 긍정적이다. 

 

코스트코 입점은 이제 첫 걸음을 떼기 위한 호흡 가다듬기 단계다. 실제로 성사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경자청 관계자는 “실시계획 변경과 순천시 등 유관기관 협조 및 인허가 등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실시계획 변경을 위해선 환경영향평가와 교통영향평가도 다시 진행해야 한다.

 

무엇보다 가장 큰 변수는 지역여론이다. 과거 신대지구에서도 유사한 사례가 있었다. 2012년 12월 코스트코와 사업시행사인 순천에코밸리가 부지매매계약을 체결하고 건축심의를 통과해 건축허가 직전까지 갔었다. 그러나 소상공인 등 지역사회와 순천시의회가 적극 반대하고 순천시가 영업허가를 반려하겠다고 나서면서, 3년 넘게 끌다 2016년 1월 결국 입점이 무산됐다. 

 

익산에서 배우는 성공전략

 

오는 8월 착공에 들어가는 익산 사례만 봐도 그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2019년 익산시가 코스트코 유치를 처음 논의했을 당시, 순천과 마찬가지로 지역 내 반발이 거셌다. 지역 중소상인과 전통시장 상인들은 “대형 할인점 하나가 지역 유통 생태계를 무너뜨릴 것”이라며 강하게 반대했고, 시민사회 일부도 이에 힘을 보탰다. 지역 언론도 상인의 생존권을 앞세운 보도를 연일 이어가며 여론은 격렬하게 요동쳤다.

 

이 과정에서 왕궁물류단지 내 입점 계획은 행정 지연과 부지 매입 협상 난항으로 한 차례 무산되기도 했다. 그러나 정헌율 익산시장은 “단순한 유통시설 유치가 아닌, 익산이 광역경제권의 기폭제가 되는 것”이라고 강조하며 직접 코스트코 본사와 소통에 나섰다. 3~4개의 대체 부지를 제안하며 협상을 집요하게 이어갔다. 시의회도 신속히 조례를 개정하여 대형 유통시설에 대한 행정•재정 지원을 강화했다. 그 결과, 시와 코스트코는 800억 원 규모의 투자협약을 체결했고, 2027년 설날 이전 개점을 목표로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갔다.

 

무엇보다 익산시와 코스트코는 지역사회와 상생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과 방안을 준비•추진하고 있다. 개점 시 정규직 200여 개 일자리 창출과 익산 시민 우선 채용, 익산 및 전북지역에서 생산된 우수 농산물 및 제품 코스트코 매장 내 입점, 소상공인 경쟁력 강화 지원 등 상생 발전 모델 구축을 위한 실질적이고 다양한 논의를 계속하고 있다.

 

익산의 사례는 단순히 입점 성사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행정•시민•기업이 충돌과 협의 끝에 실질적인 ‘조정 모델’을 만들어낸 사례로 주목할 만하다.

 

코스트코가 입점할 순천 선월하이파크단지  사진=선월하이파크밸리

 

소비 인프라로서의 코스트코… 기회로 만들어야

 

코스트코는 단순한 대형마트가 아니다. 정규직 중심의 고용 모델, 전국 단위의 구매력, 유통 효율성, 그리고 지역 간 소비 격차 해소라는 다양한 기능을 가진 ‘소비 인프라’다. 현재 전국 18개 도시에서 운영 중이며, 대전 유성구, 창원, 용인 등은 코스트코 유치를 통해 지역 소비권을 확장해왔다.

 

특히 창원의 경우, 인근 고속도로와 연계된 상업복합단지를 중심으로 코스트코를 기점으로 한 유입 인구가 증가했고, 이로 인해 식음료업•서비스업 매출이 동반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트코 입점이 모든 소상공인에게 불리한 것만은 아니다. 식당, 주점, 카페 등은 대량 식자재와 생활용품을 저렴하게 구매해 원가를 절감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실제로 익산 등 여러 지역에서 음식점이나 주점 운영자들은 코스트코 입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바 있다. 코스트코 방문객 증가로 인근 상권의 매출이 함께 오르는 간접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순천이 더 잘할 수 있다면

 

순천은 익산보다 더 유리한 조건에 있다. 무엇보다 시민사회의 역량과 지자체의 기획력이 살아 있고, 다른 지역의 성공과 실패를 모두 참고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도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은 단순한 ‘찬성’이나 ‘반대’가 아니라, 정밀한 설계와 집요한 협상, 그리고 시민 눈높이에 맞는 실질적 보호책이다.

 

우선, 순천은 입점을 가정한 ‘상생협약’ 초안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 예를 들어 지역 청년 및 중장년층 우선 채용, 지역 중소기업 제품 납품 확대, 특정 품목 판매 제한, 영업시간 조정, 월 2회 정기 휴무, 지역사회 기부 및 교육프로그램 지원 등이 협약 조항으로 포함될 수 있다. 전통시장과 소형마트를 위한 디지털 전환, 공동물류, 마케팅 협업 등의 실질적인 경쟁력 강화책도 병행돼야 한다.

 

더불어 순천시 차원에서 ‘지역 소비 순환 계획’도 세워야 한다. 순천사랑상품권, 농산물 로컬 브랜드, 청년 창업몰 등 기존 자산과 코스트코 유통망을 어떻게 연결할지 고민하고 준비해야 한다. 이러한 설계가 갖춰진다면, 순천은 단순한 유통시설 유치가 아닌 ‘도시형 소비 기반 재편’의 선도 사례가 될 수 있다.

 

코스트코는 이제 피할 수 없는 변화일 수 있다. 중요한 것은 그 변화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활용할 것인가이다. 순천은 변화를 흡수할 지혜를 갖춰야 한다. 그래야 지역도, 상권도 함께 지켜낼 수 있다.

 

📰 [동부뉴스] - 조성진 ✉️ samsanisu1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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