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시가 미래전략 7대 과제 중 하나로 세계유니버시아드 대회 유치(2039년)를 포함시키고, 국가균형발전을 이끌 준비가 가장 잘 된 도시라는 제안을 국정기획위원회에 했다.
제21대 대통령선거에서 깜짝 공약이었고, 김문수 국회의원은 본인의 페이스북에 "유니버시아드 개최 지원은 저와 전문가의 아이디어와 제안을 이 후보가 공약으로 채택해준 결과다"며 "이제는 순천, 여수, 광양시민 모두가 뜻을 모아야 할 때로 지금부터 확실히 기반을 다져가자"고 환영한 바 있다.
국제적인 행사를 통해 도시 위상을 높이고 지역 경제 활성화를 도모하겠다는 취지에는 공감하는 바가 크다.
그러나 과연 순천시가 통상적으로 약 12일에서 15일 정도 치러지는 이 대회를 위해 막대한 예산과 행정력을 쏟아 부어 성공적으로 치러낼 수 있을지, 그리고 그 과정과 결과가 시민들에게 진정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깊은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천문학적인 비용, 순천시 재정 감당 가능할까
현재 순천시가 당면한 가장 큰 문제점은 바로 '비용'이다. 국제 스포츠 대회를 유치하고 개최하는 데에는 천문학적인 비용이 소요된다.
2015년 광주 하계유니버시아드 대회의 총사업비가 약 8,171억 원에 달했고, 2027년 충청권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 역시 5,812억 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순천시의 재정 능력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국비 지원과 민간 후원 유치가 필수적이지만, 만약 계획만큼의 재원 확보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이는 고스란히 순천 시민의 세금 부담으로 전가될 것이다.
또한, 국제 규격의 경기장, 선수촌, 미디어센터 등 대규모 시설 인프라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점도 심각한 문제다. 대회에 필요한 시설을 신축하거나 개보수하는 데에는 막대한 예산과 시간이 필요하며, 이는 결국 시민들의 삶에 필요한 예산을 잠식할 가능성이 크다.
당장 부족한 인프라를 보완하기 위한 무리한 투자가 자칫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 수도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대회 후 '애물단지' 전락 우려, 경제 효과는 불확실
더 나아가,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은 더욱 우리를 불안하게 한다. 대회가 끝나고 나면 막대한 예산을 들여 지은 시설물들이 '애물단지'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는 비단 순천만의 문제가 아니다.
국제 대회를 치른 많은 도시들이 대회 후 시설물 활용 및 유지 보수에 큰 어려움을 겪었으며, 이는 막대한 재정적 부담으로 이어졌다. 순천시가 대회 후 시설들을 어떻게 활용하고 유지 보수할지에 대한 구체적이고 실현 가능한 계획을 가지고 있는지 의문이 든다.
경제적 파급 효과 또한 불확실하다. 대회를 통해 기대하는 만큼의 관광객 유치나 경제적 활성화가 이루어지지 않을 수도 있으며, 오히려 재정 적자를 초래할 위험도 상존한다.
단기적인 특수만을 보고 장기적인 도시 발전을 저해하는 선택을 해서는 안 될 것이다.
도시 이미지 손상 위험, 신중한 접근 필요
무엇보다 걱정스러운 것은 대회 준비 과정에서의 문제 발생, 운영 미숙, 환경 문제 등으로 인해 순천시의 이미지가 오히려 손상될 위험이 있다는 점이다. 수년간 쌓아 올린 순천의 긍정적인 이미지가 단 한 번의 대회를 통해 실추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배제해서는 안 된다.
세계유니버시아드 대회 유치는 분명 매력적인 제안이다. 그러나 시민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중대한 결정인 만큼, 장밋빛 전망보다는 현실적인 문제점과 미래에 대한 철저한 분석이 선행되어야 한다.
순천시는 시민들의 우려에 귀 기울이고,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유니버시아드대회가 순천의 미래를 위한 도약대가 될지, 아니면 감당할 수 없는 빚더미로 남을지는 전적으로 순천시의 현명한 판단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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