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하근 전 더불어민주당 순천시장 후보
“골목마다 빈 가게, 끊긴 매출, 무거운 한숨”
이제는 순천 어디를 가도 익숙한 풍경이다. 민선 8기 출범 이후 3년, 화려한 정원박람회의 성공과 첨단산업 유치에도 불구하고, 시민이 체감하는 일상경제는 여전히 얼어붙어 있다. 자영업자는 하루하루 버티기 힘들고, 취약계층은 지갑을 열 엄두도 내지 못한다. 더군다나 같은 생활권인 여수 산단과 광양 제철소의 글로벌 위기가 순천에 찬바람을 더한다. “일이 없으니 소비가 없고 소비가 없으니 동네에 찬바람만 부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마침내 전 국민 대상으로 민생회복지원금(소비쿠폰)을 지급한다. 소득과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대부분은 25만원 이상을 받게 된다. 소비쿠폰 발행 비용도 정부가 100%로 부담하면서 순천시의 부담은 없게 됐다.
1일 국회에서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추경안 심사를 위한 종합정책질의가 열리고 있다 사진=국회방송
하지만 중앙정부의 지원만으로는 부족하다. ‘시너지’는 혼자 만드는 게 아니다. “시장은 시민이 원하는 일뿐만 아니라, 시기를 놓쳐선 안 되는 일도 해야 한다”고 말한 노 시장의 일이 바로 민생회복지원금이다. 지금 순천시가 정부 정책에 화답해 나설 때이다.
순천시가 추가 지원에 나서야 하는 이유는 명약관화하다. 첫째, 순천 경제가 위중하다. 상권은 위축되었고, 시내 곳곳에는 ‘임대’ 간판이 걸렸다. 어느직종의 누구를 만나도 “어렵다”는 말이 나온다. 경제적 한파가 시민들의 일상까지 파고들었다.
둘째, 순천시는 능력이 있다. 2024년 기준 순천시의 순세계잉여금은 1266억 원이다. 여기에 순천사랑상품권 예산 전용, 화급하지 않은 예산 축소, 일정 범위 내 지방채 발행까지 감안하면, 1인당 최대 20만원(550억원)까지 지급할 수 있다. 전남의 22개 시·군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10곳이 1명당 10만원에서 100만원씩 올해 민생지원금을 이미 지급했거나 지급할 예정이다. 순천시는 2023년 이래 지급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다른 시군에 비해 재정형편이 나은 순천이 나서야 할 차례다.
오천동 일대에 임대 표지가 붙은 빈상가들
셋째, 시민이 체감하는 ‘직접 지원’이 필요하다. 순천사랑상품권 할인은 소비 여력이 있는 사람에게만 혜택이 돌아간다. 사용하기 힘든 노년층이나 구매여력이 없는 취약계층에겐 그림의 떡이 될 수 있다. 반면 민생회복지원금은 노년층, 저소득층 등 소비력이 약한 이들에게도 골고루 전달되며, 사용기한이 4개월이라 단기간에 시민이 체감하는 경기회복을 가져올 수 있다. 특히 순천시민이 받게 될 정부 지원금 약 700억 원과 순천시의 자체 지급 최대치인 550억 원을 더하면 경제 효과는 배가 된다.
정치와 민생은 타이밍이다. 시기를 놓치면 민심도 멀어진다. 빠르면 7월 말에 지급될 정부 지원에 맞춰, 순천시도 과감하고 신속하게 민생회복지원금 정책을 발표하고 집행해야 한다. 민생을 살리는 적시적기의 정책에 순천시와 순천시의회가 함께 해 주길 기대한다.
(오하근 전 더불어민주당 순천시장 후보 / 전남도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