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관규 순천시장이 지난 6일 순천만국가정원을 방문한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을 찾아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얼마 전, 정청래 의원이 순천만국가정원을 방문하자, 노관규 순천시장은 급히 현장으로 찾아갔다. 그리고는 “내가 더불어민주당 권리당원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다”고 자랑했다.
무소속 시장이 측근을 동원해 다른 정당 권리당원을 모집·관리하는 것도 부적절한데, 차기 민주당 대표 후보로 거론되는 정청래 의원 앞에서 자랑한 것은 정치적 오만이자 상식에 어긋나는 행동이다.
정말로 노 시장이 가장 많은 권리당원을 보유하고 있을까? 지난 사례를 보면 의문이 든다. 2022년 순천시장 선거에서 노 시장은 민주당 공천에서 배제돼 탈당한 후 "오만하고 일방적인 정치폭력을 행사한 민주당과 싸우겠다"며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당시 민주당 경선에는 손훈모, 오하근, 장만채, 허석 후보가 경쟁했고, 노 시장은 공개적으로 손훈모 후보를 지지했다. 그러나 손 후보는 결선 투표에 오르지도 못한 채 탈락했다. 이는 노 시장의 ‘가장 많은 권리당원 보유'가 단순한 허세이거나 실제 ’영향력’이 크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설령 많은 권리당원을 보유하고 있다 하더라도, 무소속 신분으로 특정 정당의 경선에 영향을 미치려는 시도는 정당의 자율성과 민주적 절차를 훼손하는 행위다. 또한 일각에서 주장하는 “노관규가 도와줘서 민주당 후보가 됐다”는 말도, 본선에 올라온 민주당 후보가 자신이 쉽게 이길 수 있는 약체 후보라는 프레임을 씌우기 위한 계략에 불과하다.
진정한 지도자라면 권리당원 숫자를 앞세운 정치공작 대신 자신이 내세운 정책과 비전으로 시민 앞에 당당히 평가받아야 한다. 순천시민을 위한 정치가 진짜 정치다.
그러나 현실은 거꾸로 가고 있다. 10년의 야인 생활 끝에 “반성하고 준비했다”며 돌아온 노 시장은 취임 3년이 지난 지금, 각종 현안과 시민 불만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커졌다. 시중에는 “이번에는 노 시장 안 되겠다”는 말이 공공연히 돌고 있을 만큼 여론은 약화됐다.
특히 전직 검사 출신인 노 시장이 시정을 이끄는 방식이, 윤석열 전 대통령이 국가를 혼란에 빠뜨렸듯, 순천 역시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은 탄핵되어 자리에서 물러났지만, 노 시장은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남은 1년의 임기는 시민들에게 너무도 길게 느껴진다.
무능한 검사 출신 정치인이 국가도, 도시도 망칠 수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고통스럽게 목격하고 있다. 이제는 권모술수나 교언영색이 아닌, 시민의 삶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진짜 리더십이 간절히 필요하다.
(김인수 / 낙안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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