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동부

“정치야 놀자” 전남도민의 흥겨운 놀이마당, 전남혁신포럼 출범식

신정훈 의원, 전남정치 혁신 위해 “공천배심원제” 도입 제안

조성진 기자 | 송고 : 2025-09-08 09:27:08

전남혁신포럼 출범식이 9월 7일 순천대강당에서 열렸다. 사진=조성진 기자

내리는 비는 오히려 행사장을 향하는 사람들의 발걸음을 재촉했다. 노란색 옷을 입은 30명의 취타대가 길잡이로 분위기를 띄웠고, 1964년 출생 친구들로 구성된 갑진 합창단이 ‘넌 할 수 있어’와 출범식을 알리는 ‘기쁜날’을 부르자, 강당은 흥겨운 놀이마당으로 변했다.

9월 7일 오후 순천대학교 대강당. 430 명을 수용하는 강당은 500여 명으로 가득 찼다. 지난 8월 6일 전남의 평범한 사람들이 모여 국민이 주인인 나라를 만들어 보자고 다진 결의가 한 달 만에 결실로 맺어졌다. 그만큼 도민들의 기대는 컸다.

전남혁신포럼 출범식에서 갑진 합창단이 "넌 할 수 있어" 합창을 하고 있다. 사진=조성진 기자

“전남혁신포럼 출범식”

'돼지아빠 김선일, 공인중개사 김영희, 메이크업아티스트 박미경, 보험대리점주 송미경, 백무영 장학회 오무영, 전기업체 사장 옥한성, 전라남도 청년 이현택, 영어학원 원장 정효진'

다니면서 마주쳤을 법한 8 명이 전남혁신포럼 공동대표로 무대위에 올랐다. 진짜 전남, 진짜 대한민국 사람들이다. 돼지아빠 김선일 공동대표가 8 명을 대신해 인사말을 했다. 김 대표는 “정치야 놀자” 구호부터 설명했다.

전남이 어렵다. 석유화학산업이 위기이고, 철강산업이 위기다. 수만 명의 노동자들이 어려움에 처했다. 그런데 왜 정치야? 지역 소멸과 위기 극복을 위해 제일 빨리 고쳐야 할 것을 정치로 삼았다. “정치야”가 화두가 됐다. 하지만 어려운 시기에 “놀자”가 말이 되냐? 올 한 해를 돌아보면 국민은 12·3 내란을 춤과 노래, 응원봉으로 흥겹게 이겨내고 주권혁명을 이뤘다. “놀자”로 내란을 극복했다. 우리도 즐겁게 놀면서 정치를 바꿔 시민주권을 이루자는 취지에서 “정치야 놀자” 전남혁신포럼 놀이마당을 마련했다.

김선일 전남혁신포럼 공동대표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조성진 기자

김선일 대표는 3월 26일이 자신의 생일인데, 이재명 대통령이 무죄를 받은 날이기도 해 이보다 더 큰 선물이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대통령을 향해 돌발 질문을 던졌다. “이재명 대통령님, 진짜 전라남도 없이 진짜 대한민국 가능합니까?”

김선일 공동대표의 선창에 참석자들이 한목소리로 화답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문수 의원, 김성회 의원, 신정훈 의원 사진=조성진 기자

사회자가 15 명의 내빈소개를 했다. 말미에 잠깐 뒤와 옆자리를 보라고 했다. 그분들이 오늘 가장 중요한 내빈이라고 하자 박수가 쏟아졌다. 이어 순천갑 지역구의 김문수 국회의원이 축사를 했다. 사회자가 김 의원에게 “여기 축사짧게하기추진위원회가 와 있다”며 짧은 축사를 당부하자, 김 의원은 “다리가 짧아서 축사도 짧을 거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재명 대통령을 닮은 정치인 신정훈

김문수 의원은 전남혁신포럼에 함께 참석한 신정훈 국회의원을 지목했다. 김 의원이 서울시의원을 하고 국회의원에 도전했을 때 신정훈 의원을 롤모델로 삼았다며 신 의원의 이력을 소개했다.

김문수 국회의원이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조성진 기자

신정훈 의원은 김민석 국무총리와 함께 미문화원 점거농성에 참여했고, 나주에서 농민운동 하다가 무소속으로 도의원 두 번, 시장 두 번 했다. 이어 민주당으로 국회의원을 세 번 했다. 쉬운 길을 마다하고 옳은 길, 정의로운 길, 농민과 약자들의 편에 서 왔다. 국회행정안전위원장에 있으면서 여순사건 법안 통과에 가장 많은 도움을 줬고, 대통령 선거 당시 조직총괄본부장으로 큰 공헌을 했다.

김문수 의원은 최근에 들어 가장 이재명 대통령을 닮은 정치인은 누구일까? 이재명 대통령이 가장 좋아하는 정치인은 누구일까? 물으면 신정훈 의원이라고 했다.

김 의원은 고향 순천에 와서 보니 민주당의 심장 호남이 가장 혁신적이어야 하는데 가장 부패하고 문제가 많은 곳이라고 말했다. 순천에서 혁신을 하려고 발버둥쳤더니 기득권 세력들이 자신을 짓밟고 있다고 했다. 순천, 전남 혁신투쟁에 함께 도와주고 지켜줄 사람은 바로 전남혁신포럼과 신정훈 의원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전남 정치혁신의 해법 신정훈

김성회 국회의원의 축사가 이어졌다. 김성회 의원은 “계엄에서 누가 우리를 구해줬냐? 호남시민들이 구해줬다고 생각한다”며 “감사인사 드리러 왔다”고 말했다.

김성회 국회의원이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조성진 기자

김성회 의원은 혁신을 하려면 정치인도 바꿔야 하고 정치 문화도 바꿔야 한다. 공천도 바꿔야 한다. 호남 민주당이 나서서 대한민국을 끌고 나가야 한다고 했다. 김 의원은 전남혁신포럼을 추진하려고 했던 사람은 바로 이재명 대통령이라며 이 대통령과 함께 선거 유세를 하기 위해 타고가는 차에서 나눴던 일화를 소개했다.

이 대통령은 “호남 참 큰일이다. 정치의식은 높은데 이 그릇을 담을 정치인이 없다. 호남엔 기득권을 가진 정치인들이 너무 많다”며 “내년 지방선거 전에는 무엇인가 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했다. 김성회 의원은 제대로 된 길을 가고 있는 전남혁신포럼에 큰 박수를 보낸다며 호남정치에 대해 가장 오래 고민했고, 시민들의 편에서 민주당을 꾸짖었던 신 위원장에게 해법을 들어보자”고 했다.

공천배심원제로 공천혁명 이루자

신정훈 위원장이 팬클럽을 방불케 하는 박수를 받으며 무대 위에 올랐다.

신정훈 의원은 “민주당의 텃밭이라고 하는 전남정치의 주인은 누구입니까” 묻자 500 명의 참석자들은 큰소리로 “도민”이라고 답했다. 신 의원은 전남정치의 주인이 제대로 대접받고 있는지, 민주당의 정치가 도민들의 마음을 제대로 담고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반문했다.

신정훈 국회의원이 참석자들의 환호에 화답하고 있다. 사진=조성진 기자

신 의원은 “내년 지자체 선거에서 누가 민주당후보가 될 지는 당원과 국민의 손에 의해서 결정되어야 한다”며, “국회의원에게 줄서는 것이 아니라 시민 앞에 줄서는 변화를 가져오자”고 했다.

신 의원은 호남정치의 변화를 위해서는 공천혁명이 일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돈과 조직을 갖고 있는 사람의 정치, 권리당원만을 모아서 후보가 결정되는 방식은 전남도민을 소외시키고 왜곡시키는 정치를 가져왔다고 비판했다. 모든 공천 절차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열심히 연구하고 준비했던 정치 신인들에게 민주당의 정치 공간을 열어줘야 한다고 했다.

신정훈 의원의 공천혁명은 시민정치 놀이마당인 “타운홀미팅”과 “공천배심원제”로 집약된다. 당원과 시민으로 구성된 공천배심원단이 후보자를 앞에 놓고 백문백답을 통해 민주당 후보를 결정하는 방식이다. 신 의원은 내년 지역구인 나주에서 타운홀 미팅을 먼저 실시해, 시민의 눈높이에서 후보자의 능력을 검증하겠다고 말했다. 시민이 직접 뽑아야 시민이 변화의 주체가 되고 시민이 즐거워지는 정치가 구현된다는 소신이다.

신정훈 의원은 마지막으로 전남혁신포럼이 정치혁신, 공천개혁의 든든한 동반자가 되기를 희망했다.

”한 사람이 꾸는 꿈은 꿈이지만 우리 모두가 함께 꾸는 꿈은 길이 되고, 전남정치의 미래가 될 것이다.”

전남정치의 미래를 담은 전남혁신포럼 출범식이 막바지를 향해 갔다. 2022년 순천시장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였던 오하근 전 도의원을 비롯해 내년 순천시장 예비후보들이 인사를 했다. 이학영 국회부의장, 문금주, 용혜인, 윤건영, 박선원, 김병주, 서영교 의원은 영상으로 축사를 보냈다. 조이풀앙상블의 ‘아름다운 나라’ 공연과 참석한 모든 사람들의 합창이 진짜 전라남도와 정치혁신을 만들어 가는 도민들의 힘찬 여정을 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