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하근 전 더불어민주당 순천시장 후보가 순천사랑상품권으로 결제하고 있다. 사진=조성진 기자
여수·순천·광양 시민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지역화폐로 결제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지역과 시기마다 차이가 있지만 지역화폐를 5%에서 20%까지 할인된 금액으로 구입한 덕분에, 식당에서 밥을 먹거나 마트에서 장을 볼 때 생활비 절약에 큰 도움이 된다. 여기에 최근 정부의 민생지원금까지 지역화폐로 지급되면서 골목상권에 활력이 돌았다는 사례는 익히 들어서 알고 있다. 지역화폐가 단순한 종이 한 장이 아니라 지역경제를 지탱하는 숨은 동력이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현재는 세 도시가 각기 나눠져 있어 불편이 따른다. 순천에서 근무하는 광양 시민이 점심시간에 광양사랑상품권을 사용할 수 없다. 반대로 순천 주민이 여수산단에 출근하면 순천사랑상품권을 쓸 수 없다. 생활권이 이미 얽혀있는 세 도시에서 지역화폐가 오히려 경계선을 만드는 셈이다.
여순광사랑상품권의 효과
만약 세 도시가 공동 브랜드로 지역화폐를 통합한다면 어떨까? 이름하여 ‘여순광사랑상품권’. 여수에 사는 광양제철소 직원이 순천에서 저녁을 먹을 때, 순천에 사는 여수산단 근로자가 광양 전통시장에서 장을 볼 때 같은 상품권으로 결제가 가능하다면, 시민들은 자연스럽게 ‘세 도시는 하나’라는 생활 감각을 키우게 된다.
나아가 구매 한도를 확대하고, 광양제철소·여수석유화학단지 등 대기업이 임직원 복지 차원에서 여순광사랑상품권을 지급하면 확장된 지역 자금의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진다. 지역화폐를 통한 지역 내 소비 순환은 여러 경제주체를 거치며 더 큰 경제효과를 가져오는 이른바 승수효과를 극대화한다. 그리고, 인구가 많을수록 승수효과는 더 커진다.
일례로 부산은 ‘동백전’을 통해 도입 1년 만에 약 1조 원의 소비를 이끌어내며 지역 소상공인 매출을 끌어올렸고, 고용 안정 효과까지 가져왔다. 부산연구원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지역화폐 하나당 투입 예산 대비 소비 창출액은 2.56배에 달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 인구와 경제 규모가 클수록 내생적 경제 성장의 토대가 된다는 연구결과는 여순광도 충분히 참고할 만한 사례다.

순천사랑상품권
걱정과 해법
물론 우려도 있다. “자금이 특정 도시로만 몰리는 것 아니냐?”, “소상공인 간 형평성이 깨지지 않겠느냐?”는 걱정이다. 하지만 상품권 환전 한도, 결제 인센티브, 공동 분배 체계를 정교하게 설계한다면 해결 가능하다. 예컨대 세 도시가 공동 기금을 조성해 사용 내역을 분석하고, 특정 지역으로 소비가 쏠릴 경우 균형 보전 장치를 마련하면 된다. 소상공인협회, 시민단체가 참여하는 공동운영위원회를 꾸리면 신뢰도 또한 높아질 것이다.
또한 디지털 기반 운영 시스템을 도입하면 투명성을 높일 수 있다.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사용 내역을 실시간 공개하거나, 모바일 앱을 통해 통계 데이터를 시민들과 공유하면 ‘눈에 보이는 신뢰’가 생긴다. 일본 도쿄 인근 지자체들은 공동 전자상품권 시스템을 통해 비슷한 문제를 해결하며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위기 속 기회
지금 여수석유화학단지와 광양제철소가 구조적 위기를 겪고 있다. 특정 산업의 침체가 세 도시 전체의 불안으로 번지고 있는 상황이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여수·순천·광양을 아우르는 광양만권 제조업 종사자는 약 15만 명에 달한다. 이들이 사용하는 소비와 가계 지출이 흔들리면 곧장 골목상권이 타격을 받는다. 이런 때일수록 지역경제를 함께 살리는 공동 해법이 절실하다. ‘여순광사랑상품권’은 시민 누구나 체감할 수 있는 경제동맹의 첫걸음이다. 생활 속 소비 행위 하나하나가 도시 간 연대를 키우고, 더 나아가 광역단위 특별연합으로 가는 초석이 된다.
새로운 미래 청사진
부울경 메가시티에 이어 충청권 메가시티, 광주·전남 특별광역연합이 보여주듯, 생활권을 공유하는 지역끼리의 협력은 이미 대세다. 여순광도 공동 상품권을 통해 경제적 동맹을 다지면, 중앙정부의 균형발전 정책과 맞물려 재정 지원까지 확보할 수 있다. 특히 국토균형발전특별법이나 지역상생발전기금과 연계하면 초기 재정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무엇보다 시민들은 실질적 할인 혜택을 누리고, 소상공인은 더 많은 손님을 맞으며, 세 도시는 ‘하나의 경제권’으로 거듭난다. 지역화폐가 단순한 소비 수단을 넘어 의식과 문화를 바꾸는 촉매제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다. 여순광사랑상품권은 경제적 편익을 넘어 시민 정체성과 공동체 의식을 새롭게 만드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지역경제 활성화는 추상적 구호가 아니라, 시민이 실제로 느낄 수 있는 정책에서 출발해야 한다. 여순광사랑상품권은 바로 그 실질적 대안이다. 여수·순천·광양이 함께 살아나는 지역경제 활성화의 '대역전’은 멀리 있는 미래가 아니라, 여순광 시민이 지지하고 손쉽게 실행할 수 있는 작은 변화에서 시작된다.
(오하근 전 더불어민주당 순천시장 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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