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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이 즐거운 생활정치, 일상의 경험들… “귀담아듣고 의정에 반영해달라”

동부뉴스리더스클럽 농업분과모임 26일 열려, "정치야 놀자"
조성진 기자   |   송고 : 2025-08-27 16:35:58

동부뉴스리더스클럽 농업분과간담회가 26일 고향정가에서 열렸다.  사진=조성진 기자

 

10시쯤부터 주민 한두명씩 들어왔다. 20대 청년부터 70대 노인까지 층이 넓다. 익숙한 듯이 들어오는 사람도 있고, “여기가 맞나” 기웃거리며 들어오는 사람도 있다. 얼굴엔 기대 반, 호기심 반 표정이 역력하다.

 

10분 정도 지나 스무 명 남짓 되자 모임이 시작됐다.  주민이 즐거운 생활정치를 구현하는 동부뉴스리더스클럽 농업분과 간담회다. “정치는 잔치다”란 슬로건에 어울리게 낙안에 있는 ‘고향정가’ 음식점에서 열렸다. 이름만 들어도 고향처럼 정이 간다. 주민과 시도의원 등 정치인이 편안하게 모여 일상에서 느끼는 불편함과 개선사항을 말하면, 시도의원은 주민들의 의견을 듣고, 대화를 나누고, 필요한 것은 의정에 반영한다. 식탁에는 시원한 수박이 놓여있고 간담회가 끝나면 즐거운 식사가 기다리고 있단다.

 

김인수 리더스클럽 회장이 평상시 갖고 있는 생각을 허심탄회하게 나누라고 당부했다. 정치인으로는 서선란 시의원(향,매곡,삼산,저전,중앙) , 장경원 시의원(외서,낙안,별량,상사,도사), 뒤늦게 김진남 도의원(왕조1동)이 합류했다.

 

왼쪽부터 장경원 시의원, 서선란 시의원, 김진남 도의원, 김인수 동부뉴스리더스클럽 회장  사진=조성진 기자

 

“처음엔 어색했어요. 시도의원들과 가까운 자리에서 얘기를 하는 건 처음입니다.” 배농사를 하는 20대 청년의 말이다. 사실 지역 의원이 누군지 모르는 경우가 허다하다. 정치인을 일상에서 만나 대화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각자도생?

 

여름이지만 어색한만큼 분위기가 냉랭하다. 장경원 의원이 농촌 일손 문제, 기후위기, 농업예산 등 생활에서 접하는 어려움에 대해 의견을 나누면 좋겠다고 대화의 큰 틀을 잡는다. 

 

소형 농기계 예산을 늘려달라

 

신미정(50) 씨가 먼저 나섰다. “농촌일손이 부족해 여성들도 일을 한다”며 “소형농기계 예산을 많이 늘려달라”고 말했다. 다른 주민이 옆에서 거들었다. “여성친화형 소형전기운반차 신청을 했는데 연락도 없었다.” 신 씨는 “지원 받아 농기계를 사면 종류나 금액에 상관없이 5년 동안 살 수 없는데 구매한도를 정하거나 3년으로 줄여줬으면 좋겠다”는 제안을 했다. 사람도 노화되지만 기계도 5년 되면 고장이 많이 생기기 때문이란다. 이웃 보성군의 경우 5년 제한이 없고, 지원금액도 순천시보다 높다고 했다. 또 다른 주민 한 명은 “SS기(농약살포기계)나 경운기가 폐차가 안된다. 타이어나 껍데기는 오히려 돈 주고 버려야 한다”며 대책을 주문했다.

 

장경원 의원이 주민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조성진 기자

 

대화의 봇물이 터지자, 60대 주민 한 명이 잘살자고 도농통합을 했는데 지원은 오히려 줄어들었다며 불만을 털어놨다. 서선란 의원이 최근 3년간 순천시 농업예산은 늘었지만 과거에 비해서는 줄었다고 말했다. 통합되지 않고 승주군으로 남아 있었다면 예산과 지원이 유지됐고 지금보다는 많았을 거라고 부연했다.

  

열과 대체작물 연구와 가공업 개선

 

50대 주민 한 명이 작년에 이어 올해도 열과가 많이 나왔다며 시 차원에서 대체할 수 있는 작물을 연구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열과는 불볕더위와 집중호우가 반복되면 과실의 수분 흡수가 빨라지는데 과실 표면의 성장이 이를 따라가지 못해 나타난다. 아울러 정치인이 누구로 바뀌든지 정책은 계속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박 모(62) 씨는 가공식품업을 하고 있다. 로컬푸드에 공급을 하는데 수수료가 너무 높아 남는 것이 거의 없다며, 자신의 휴대폰 앱에서 판매액과 수수료를 보여줬다.

8월 26일까지 판매액은 1,429만 원이고 수수료 242만 원(17%)을 제외한 입금액은 1,186만 원(83%)이었다. 여기서 가공비와 재료비, 인건비를 제외하면 박 씨가 가져가는 금액은 보잘 것 없다. 일반적으로 가공비는 30%이고, 로컬푸드 수수료는 12%다.

 

박 모(62)씨는 휴대폰 앱에서 판매금액과 수수료, 정산금액을 보여줬다.  사진=조성진 기자

 

박 씨는 그래도 농사짓는 것보다 가공업이 더 낫다고 말해 농민의 어려움을 대변했다. 아울러 지금 이용하는 가공센터에서는 냄새가 나서 안 된다, 고추가루는 매워서 안 된다며 제한을 하고 있어서 낙안에 이를 허용하는 가공시설이 들어왔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피력했다. 현재 낙안에는 가공센터가 없다.

 

김인수 회장은 말 중간에 순천시에서 농수산물유통공사를 만들어 순천시가 유통과 판매를 책임지고, 농민들은 농사만 지을 수 있게 하는 중장기적인 방안을 내놓았다.

 

버스 노선별 배차시간 분산과 상비약 구입

 

일상적인 생활에서의 불편함도 나왔다. 한 주민은 요즘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있다며 운행횟수는 적지 않지만 배차 간격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68번, 63번, 61번이 같은 시간대에 몰려 있어서 버스 시간대를 한 번 놓치면 다음 버스들이 올 때까지 오래 기다려야 한다며 노선별 배차시간을 분산시켜 줄 것을 주문했다. 

 

생활에서 느끼는 불편 중 다른 하나는 낙안에 약국이 하나도 없다는 점이다. 그래서 보건소를 이용하는데 의사가 없는 경우도 있고, 까다롭다고 했다. 일반 상비약도 구하려면 보건소에 가야 하는데 불편하다며 약국을 설치하든지, 보건소 서비스를 개선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정치는 잔치다' 현수막이 걸려있다.  사진=조성진 기자

 

터진 봇물에 시간은 12시를 향해 가고 있다. 김인수 회장이 아쉽지만 점심을 위해 마무리하겠다고 간담회를 정리했다. 앞으로 주민이 주인될 수 있는 즐거운 생활정치를 위해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뒤 늦게 온 김진남 도의원은 오늘 나온 이야기는 지역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순천시, 전남도도 겪게 되는 일이라며, 전남도에서도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이 날 모임에 참석한 주민들은 모임에 의미를 부여했다. 20대 청년은 “처음엔 어리둥절 어색했지만 주민들의 여러 의견들을 듣고 실천으로 옮겨지면, 시민들이 보람과 주인의식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70대 부부는 “우리 말을 많이 귀담아듣고 가서 의정에 반영해달라”는 주문을 남겼다. 

 

문득, 얼마 전 신정훈 국회의원이 동부뉴스리더스클럽 집행부와 간담회에서 한 말이 떠올랐다. “정치야 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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