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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천시 관계자가 종량제봉투 제조사를 방문해 원료 수급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순천시 |
중동 전쟁 여파로 전국에서 종량제봉투 품귀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순천시가 선제적으로 1년치 제작 원료를 확보해 공급에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 여파로 비닐 핵심 원료인 나프타 공급이 불안정해지면서 국내에서 종량제봉투를 사재기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서울 강남구의 한 편의점 등 일부 마트에서는 중동 사태로 인한 원유 수급 차질을 이유로 종량제봉투 구매를 1인당 규격에 따라 최대 5장 또는 10장으로 제한하는 조치를 이미 시행 중이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종량제봉투를 구매하기 어렵다는 하소연이 이어지고 있으며, 종량제봉투를 판매하는 종량제닷컴 홈페이지에도 '주문량 급증 및 일부 상품 수급 문제로 대다수 지역 주문 접수 시간을 제한한다'는 공지가 게시됐다.
왜 종량제봉투까지?
종량제봉투의 핵심 원료인 폴리에틸렌은 나프타에서 생산되는데, 호르무즈 해협 봉쇄 등으로 나프타 수급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 것이 불안의 근본 원인이다. 수입 나프타의 54%는 호르무즈 해협을 거치며, 해협 봉쇄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가격 폭등을 넘어 공급이 끊길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나프타 수급 불안은 종량제봉투에 그치지 않는다. 나프타가 폴리에틸렌, 폴리프로필렌, 페트병 등의 핵심 원료인 만큼 라면 봉지, 스낵 포장지, 음료·생수 페트병 등 대부분의 식품 포장재 생산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순천시 "1년치 확보, 걱정 마세요"
순천시는 전쟁 초기부터 제조사와 협의해 현재 재고량 1개월분과 제작 원료 1년분을 미리 확보했다. 순천의 연간 종량제봉투 소비량은 5·10·20·50L 등을 합산해 총 700만~800만 장으로, 현재 수요에 맞춰 정상적으로 제작·공급되고 있다.
다만 사재기로 인해 일시적으로 판매량이 급증함에 따라 순천시는 판매소 공급량을 관리하는 방안도 병행할 계획이다. 순천시 관계자는 "현재 종량제봉투 공급에는 아무 문제가 없으니 필요 이상의 구매나 사재기는 자제해 달라"며 "앞으로도 안정적으로 공급될 수 있도록 철저히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전국 지자체도 잇달아 대응
대구시는 기존 재고와 이미 확보된 원료를 고려할 때 약 3개월분 이상의 봉투가 확보된 상태로, 단기적인 수급 불안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성주군은 현재 6개월 이상 물량을 확보하고 있지만 대량 구매 움직임이 포착되자 지난 25일부터 전 품목에 1인당 하루 5매로 구매를 제한하는 조치를 시행했다.
기후에너지환경부에 따르면 전국 기초지방정부의 종량제봉투 완제품 재고는 평균 3개월분 이상이며, 전체 228개 기초지방정부 가운데 123곳(54%)은 6개월분 이상 재고를 확보한 상태다.
정부는 종량제봉투와 차량용 요소수를 포함한 10여 개 품목을 '중동 전쟁으로 공급망 충격이 우려되는 품목'으로 지정하고 수급 상황 관리에 나섰다.
현재의 품귀 현상은 실제 공급 부족이라기보다 불안 심리에서 비롯된 가수요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일부 지역에서 시행된 구매 제한 역시 공급 부족 때문이 아니라 사재기를 방지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라는 것이 지자체의 공통된 입장이다.
동부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