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월 기준 전남 인구는 약 178만 명, 광주는 약 139만 명이다. 광역의원은 전남 61명(지역구 58명, 비례 3명), 광주 23명(지역구 20명, 비례 3명)이다. 이대로 통합하면 전남 주민 2만9천 명당 광역의원 1명이 생기는 반면, 광주 시민은 6만 명당 1명꼴이 된다.
헌법재판소는 지방의회 선거구 획정에서 인구 편차를 최대 3대1 이내로 유지해야 한다는 표의 등가성 원칙을 제시하고 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현행 선거구 구조 그대로 통합하면 광주 12개 선거구는 인구 상한선을 초과하고 전남 11개 선거구는 하한선에 미달해 총 23개 선거구가 위헌 선거구가 된다고 지적했다.
김문수 의원, “전남 61석 유지, 광주 46석”
더불어민주당 김문수 의원(순천·광양·곡성·구례 갑)은 이 문제를 가장 먼저 법안으로 공론화했다. 지난 1월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서 전남 의원 수가 61명, 광주가 23명으로 인구 대표성에 지나친 차이가 있다고 지적한 김 의원은 2월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김 의원이 제시한 원칙은 전남도 광역의원의 선거구와 의원 수는 현행대로 유지하되 광주광역시 의원 수를 적정 비율로 확대하자는 것이다. 이 안대로라면 광주 의원은 현재 23명에서 46명으로 두 배가 된다.
경북도의원 60명에 대구시의원 33명, 충남도의원 48명에 대전시의원 22명 등 다른 통합 추진 예정 지역도 도의원 수가 광역시의원 수의 약 2배라는 현실도 함께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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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남도의회는 1월 30일 행정통합특별법에 도농균형발전 반영을 요구하는 성명서를 냈다. 사진=전남도의회 |
전남도의원들도 이 방향을 지지하면서 한 걸음 더 나아갔다. 지난 1월 30일 전남도의회 도농복합시 농어촌 지역구 도의원 13명은 공동 성명서를 내고, 전남 농어촌 의석이 줄어드는 방식의 조정에 반대하면서 도농복합시 읍·면 지역이 통합 이후에도 정책 사각지대로 밀려나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 성명을 주도한 정영균 전남도의원(순천1선거구)은 1995년 도농복합시 출범 이후 30년간 읍면 농촌지역이 행정구역상 시에 속한다는 이유만으로 농어촌 정책과 재정 지원에서 지속적으로 배제돼 왔다며, 도시 중심의 통합은 농어촌 쇠퇴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도의원들은 도시와 농어촌의 서로 다른 정책 수요를 반영한 맞춤형 제도 설계가 행정통합 성공의 핵심 조건이라고 강조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도 전남 의석수는 그대로 유지한 채 광주를 늘리는 방안이 합리적이라는 의견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김문수 의원 법안의 방향을 지지하는 입장이다.
광주, “지금 선거부터 대폭 늘려야”
광주 지역 국회의원 8명(민형배·양부남·정진욱·안도걸·조인철·정준호·전진숙·박균택)은 지난 2월 기자회견을 열고 통합특별시 출범 전에 광역의원 정수 조정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헌재의 3대1 인구 편차 기준 초과 가능성을 거론하며 광주 시민의 표 가치가 낮아지는 구조 그대로 통합이 이루어져선 안 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 요구가 특정 지역 이익이 아니라 통합특별시의 공정한 대표성과 민주적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라고도 강조했다.
광주시의회는 더 강경하다. 오는 6월 3일 지방선거에서부터 광주 시의원 지역구 정수를 현재 20명에서 43명으로 두 배 이상 늘리고, 비례대표도 광주·전남 합산 20명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경우 통합시의회 의원 수는 최대 118명에 달한다.
시의회 내부에서는 이 요구가 특별법에 반영되지 않을 경우 의회 동의 절차를 거부할 수 있다는 강경론도 나왔다. 국회 행안위 신정훈 위원장(전남 나주·화순)은 의원정수 문제는 헌법적 기준에 부합하도록 설계돼야 절차적 정당성이 확보된다며 어떤 형태로든 조정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밝히고,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와 공동 논의를 진행하겠다고 했다.
국민의힘, “지금도 과다, 늘리면 불균등 심화”
국민의힘 김승수 의원은 국회 정개특위에서 광주와 전남은 인구 대비 이미 다른 지역보다 광역의원이 많은데 통합을 이유로 더 늘리는 것은 불균등을 심화시키는 것이라며 반대했다.
인구 235만 명의 대구가 시의원 33명, 250만 명의 경북이 도의원 60명인 현실을 대비 근거로 제시했다. 일각에서는 현행 3대1 인구 편차 기준이 농어촌 대표성을 충분히 담아내지 못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헌재는 과거 전북 장수군 도의원 선거구 획정에서 인구 기준 미달을 이유로 헌법 불합치 결정을 내린 바 있고, 국회는 이에 따라 인구 5만 명 이상 기초자치단체는 광역의원 최소 2석을 보장하는 특칙을 공직선거법에 신설했다.
시민연대,“전남 줄이고 광주 늘려야”
전남광주도시미래시민연대추진위원회는 9일 성명을 내고, 전남·광주 양측에서 제기되는 의석 확대 논의에 정면으로 반대했다.
추진위는 현재 전남 61석과 광주 23석을 단순 합산하면 84석으로 이미 전국에서 세 번째로 큰 규모라며, 여기에 13~21석을 추가로 늘릴 경우 통합시의회는 97~105석 수준이 돼 인구 1천만 명에 육박하는 서울시의회 112석(재적 기준)에 맞먹는다고 지적했다. 인구 대비 비대해진 의회는 민의를 대변하기보다 과도한 행정 비용만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추진위는 전남도의회 의석 규모가 이미 다른 도농복합형 광역자치단체와 비교해 과도하다는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했다. 인구 183만 명 기준으로 전남이 61석인데, 인구 261만 명인 경북도 같은 61석이고 330만 명인 경남도 64석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인구 10만 명당 의석 수를 따지면 전남이 3.3석으로 전북 2.6석, 충남 2.3석, 충북 2.2석을 크게 웃돈다. 도농복합형 광역자치단체 평균인 2.54석을 적용하면 전남 의석은 46석 수준이 적정하다는 계산이다.
도시 간 표의 등가성 문제도 구체적으로 짚었다. 광주 자치구의 인구 10만 명당 광역의원 수는 평균 1.39명인 데 반해 전남 5개 시는 2.49명으로 두 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 인구 28만 명대인 광주 서구가 4석인데 순천시는 8석, 인구 21만 명대인 광주 남구가 3석인데 목포시는 5석이다. 추진위는 이러한 도시 간 표의 불균형을 의석 증설이 아닌 조정으로 바로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추진위는 의석 확대가 정치 대표성 개선으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논거도 더했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전남은 26명(47.3%)이 무투표 당선됐고 광주는 무투표 당선 비율이 55%로 대구에 이어 전국 두 번째였다. 특정 정당이 양 지역 광역의회 의석의 91.8~95.7%를 독점한 상황에서 의석수만 늘리는 것은 유권자의 선택권을 넓히기보다 기득권을 강화하는 결과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정개특위, “4월 중순 처리”
지난 3월 1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설치 특별법에는 통합특별시의회 의원 정수 산정 특례 조항이 포함됐다.
전라남도와 광주광역시의 인구 및 지역 대표성을 함께 고려해 민주적 균형을 유지하도록 한 조항이다. 법안은 재석 175명 중 찬성 159명, 반대 2명, 기권 14명으로 가결됐다. 그러나 특례 조항이 법안에 포함됐을 뿐, 구체적인 의원 수는 여전히 미확정 상태다. 허철훈 중앙선관위 사무총장은 마산·창원 통합 사례처럼 폐지되는 시도의 선거구를 승계하는 특례 규정을 특별법에 명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6월 3일 지방선거까지 두 달이 채 남지 않았다. 선거구가 확정되지 않은 채 예비후보들은 어느 선거구에 서야 할지 모르는 상황이다. 공직선거법은 선거일 180일 전까지 선거구를 획정하도록 규정한다. 6·3 지방선거를 기준으로 하면 지난해 12월 5일까지 선거구가 결정됐어야 했다. 정개특위는 늦어도 4월 중순 본회의 처리를 목표로 심사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김한규 민주당 의원은 "이미 후보자들 공천이 이루어지고 있는데 지역구 획정도 되지 않은 채 공천이 이뤄지고 있다"며 "늦어도 4월 중순까지는 본회의에서 처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늘릴 것인지, 줄이고 재배분할 것인지, 혹은 지금 구조를 유지한 채 광주만 늘릴 것인지 세 가지 선택지를 놓고 국회 정개특위가 어떤 결정을 내리느냐에 따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첫 지방의회의 얼굴이 결정된다.
동부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