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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월 민주당 순천시장 예비후보 5명이 오마이TV 정책토론회에 출연했다 |
“지금 상황에서 민주당이 순천시장을 못하면 앞으로도 못할 겁니다”
최근 순천 정치권에서 자주 들리는 말이다. 거친 표현이지만 현재 정치 환경을 적절하게 설명하고 있다. 정치 환경만 놓고 보면 6·3 지방선거는 민주당이 유리하다. 그런데 또 다른 말이 동시에 돌고 있다.
“노관규 우세, 민주당 후보 정체”
민주당의 모 후보 캠프 관계자는 최근 흐름을 이렇게 요약했다. 정당 지지도와 실제 선거 판세가 서로 다른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말이다.
순천 정치권이 이런 분위기에 민감한 이유는 2022년 경험 때문이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당시 상황을 “대선 패배 후유증, 낮은 투표율, 내부 분열이 동시에 작용한 선거”로 정리했다. 무엇보다 민주당 순천시장 후보 경선 이후 갈등이 완전히 정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선거가 진행됐고, 그 결과 무소속 후보였던 노관규 시장이 당선됐다.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율이 높고, 여당인 민주당은 전남에서 압도적인 지지 기반을 갖고 있다. 이런 조건에서 민주당이 순천시장을 못하면 ‘전략의 부재’라는 지적이 나온다.
노관규 시장의 현직 프리미엄과 ‘민주당 코드 맞추기’
“그래도 노 시장이 잘했어요. 벌여놓은 일은 마무리하게 해야지”
“국가정원으로 돈 벌어서 시민들한테 20만 원씩 줬잖아요. 그런 건 괜찮았지”
중앙시장에서 만난 한 상인의 말이다.
모 후보 캠프 관계자는 “농촌에서는 이장이나 부녀회장이 움직인다는 얘기가 많아요. 공무원들도 적극적”이라는 말이 들린다고 했다.
현직 프리미엄 있는 노 시장은 6·3 선거를 정당 구도로 끌고 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시정 방향도 조금씩 달라졌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노 시장이 사실상 정부와 민주당 정책 코드에 맞춰 시정을 이끌겠다는 전략을 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전략이 작동하면 선거 구도는 민주당 대 무소속 구도가 아니라 능력과 인물 경쟁 구도로 이동한다.
기초자치단체장 선거의 특성도 여기에 영향을 미친다. 시장 선거는 국회의원 선거와 달리 정당보다 시장 개인의 네트워크와 추진력이 더 크게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 논리를 따라가면 자연스럽게 이런 결론이 나온다.
“민주당 정권 아래에서도 노관규 시장이 가장 일을 잘할 수 있는 사람이다.”
민주당이 빠지기 쉬운 전략적 오류
노 시장의 전략과 맞물려 민주당 후보들이 빠지기 쉬운 전략적 오류는 노관규 시장의 정책 프레임 안에서 경쟁하는 것이다.
노 시장은 지난 몇 년 동안 순천을 정원도시와 관광도시 중심으로 설명해 왔다. 최근에는 반도체 클러스터, 우주항공, 그린바이오 같은 대형 프로젝트도 연달아 제시하고 있다.
만약 민주당 후보들이 더 많은 관광객 유치나 더 큰 개발 프로젝트를 경쟁적으로 제시하면 선거는 자연스럽게 현직에게 유리해진다. 순천시의회 모 의원은 “노 시장과 유사한 정책 경쟁을 하면 시민 입장에서는 이미 하고 있는 사람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래서 정치권에서는 이번 선거의 시작은 지난 4년 시정 평가가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순천만국가정원을 중심으로 한 관광 정책은 도시 이미지를 높였다. 그러나 쓴 돈에 비해 경제 효과가 지역 전체로 얼마나 확산됐는지는 여전히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청년 문제도 중요한 변수다. 순천은 ‘정주도시’를 강조해 왔지만 청년 인구 감소는 계속되고 있다. 2022년부터 4년간 순천시 청년인구(18~45세)는 8,500명 감소했다. 순천대 인근에서 만난 한 청년은 “살기는 좋지만 취업 생각하면 결국 광주나 수도권으로 가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2025년 하반기 순천시 실업률은 3.4%로 전남에서 가장 높았다. 농촌 지역 역시 빠르게 고령화되고 있다. 승주·주암·송광 등 농촌 지역에서는 생활 환경과 소득 문제를 동시에 해결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행정의 피로감도 크다. 연향들 쓰레기 소각장 추진은 순천에서 가장 큰 갈등 중 하나였다. 인근 주민들은 공론화 과정이 충분하지 않았다고 주장했고, 시민단체에서도 입지 선정 과정이 졸속이었다는 비판이 나왔다.
이런 상황에서 민주당 예비후보들의 경선 전략도 달라져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민주당 후보들이 서로를 공격하는 경쟁이 아니라 노관규 시정의 4년을 평가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경쟁으로 방향을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민주당 경선에는 5 명의 예비후보가 참여하고 있다. 이 후보들이 서로를 공격하기보다 노관규 시정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각자의 정책 대안을 제시한다면, 그 자체가 시정 평가 메시지를 확산시키는 효과를 낼 수 있다. 경선이 사실상 본선 메시지를 만드는 과정인 셈이다.
뉴욕과 서울의 “생활정치”
‘노관규 시정의 성과와 한계를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시민들에게 피부에 와닿는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후보가 본선 경쟁력을 갖는다’
이런 전략은 다른 선거에서도 확인된다. 미국 정치에서 주목받고 있는 조란 맘다니 뉴욕시장은 선거 전략에서 상대 후보의 프레임 안으로 들어가기보다 도시의 구조적 문제를 정면으로 제기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뉴욕의 주거비 상승과 교통 문제 같은 생활 경제 문제를 선거 중심 의제로 만들면서 기존 정치 구도를 흔들었다는 평가다.
서울시장에 출마한 정원오 예비후보는 ‘세금이 아깝지 않은 서울’을 목표로 재개발·재건축 간소화, 서울시민리츠로 저렴한 주택 공급, 30분 출퇴근 도시와 공유오피스 확충을 내걸었다. 또 AI 인허가 시스템, 자동 복지 제공, 시니어캠퍼스·재가 돌봄으로 행정과 생활 편의를 높여 시민 전체가 실질적 혜택을 받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선거에서는 이런 전략을 “생활 정치 프레임”이라고 부른다.
결국 승부는 ‘경선 이후’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변수는 경선 이후다.
정치권에서는 선거에서 가장 큰 패배 요인은 상대 후보가 아니라 내부 분열이라고 말한다. 이 때문에 경선이 끝나는 순간 원팀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후보 확정 직후 공동선대위원장 체제를 발표하고, 패배 후보들의 핵심 공약을 선거 공약에 반영하고, 공동 유세 일정과 역할 분담을 빠르게 정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이번 순천시장 선거는 “노 시장의 4년 시정을 가장 설득력 있게 평가하고, 그 한계를 넘어설 현실적인 대안을 시민들에게 보여줄 후보” 중심으로 원팀이 되어야 민주당 순천시장이 탄생된다는데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동부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