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경원 순천시의회 행정자치위원장은 이 과정에서 이뤄진 300억원 규모의 내부거래에 대해 상환조건과 이자 관리가 명확하지 않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기금 예탁증서에는 연 2.75%의 이율이 명시돼 있지만 구체적인 상환방법은 당사자 간 협의에 맡겨져 있고, 이를 구체화한 별도 약정은 확인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연향들 도시개발사업은 연향동 800-1번지 일원 48만8,000㎡에 공동주택과 호텔·리조트, 상업시설 등을 조성하는 공영개발사업이다. 지난 7월 순천시의회 업무보고 당시 준주거용지 47필지 가운데 분양된 곳은 5필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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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채 한도 859억원 전액 연향들에
지방채 발행 당시에도 순천시의 채무부담에 대한 지적이 있었다. 2024년 8월 순천시의회에 제출된 ‘순천 연향들 도시개발사업 지방채 발행 계획안 검토보고서’에 따르면 순천시는 2025년 지방채 발행한도액 859억원 전액을 연향들 사업에 투입하기로 했다.
전라남도 지역개발기금에서 연 3%로 빌려 3년 거치 후 5년간 나눠 갚는 조건으로, 사용처는 토지매입과 공사비였다. 859억원에 연 3%를 단순 적용하면 연간 이자는 약 25억8,000만원이다. 실제 이자액은 발행시기와 원금 상환일정에 따라 달라진다.
당시 순천시의회 전문위원은 지방채 발행이 사업 추진을 위해 불가피하다고 판단하면서도 “시의 채무부담도가 비교적 높아 사업의 필요성, 지방채 발행의 당위 등을 신중히 검토하여 결정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이후 연향들 관련 지방채는 2026년 254억원이 추가돼 누적 1,113억원 규모로 늘었다.
중투심 때부터 ‘투자비 회수·지방채 상환’ 조건
투자비 회수와 지방채 상환은 사업 초기부터 중앙투자심사 조건에 포함돼 있었다. 순천시가 공개한 연향들 도시개발사업 자료에 따르면 이 사업은 2021년 8월 행정안전부 중앙투자심사에서 조건부 승인을 받았다. 당시 조건에는 ‘투자비 회수 및 지방채 상환 방안’이 명시됐다.
이후 순천시는 지방채만으로 부족한 사업비를 마련하기 위해 통합재정안정화기금 통합계정에서 공영개발특별회계로 300억원을 예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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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경원 의원이 8일 행자위 결산심사에서 김홍두 회계과장에게 질의하고 있다. 사진=순천시의회 |
기금 300억원 상환은 ‘협의’…이자 관리도 쟁점
장경원 순천시의회 행정자치위원장은 지난 8일 결산심사에서 이 300억원의 내부거래를 집중적으로 문제 삼았다. 장 의원이 회의 이후 확인한 예탁증서에는 이율 2.75%가 명시돼 있지만 상환조건은 ‘예탁자와 수탁자 간 협의를 따른다’는 취지로 돼 있었다.
장 의원은 동부뉴스와의 통화에서 “상환조건을 협의에 따른다고 했으면 협의한 내용이 있어야 한다”며 “협의한 내용이 적혀 있는 약정서가 없다”고 말했다.
순천시가 외부에서 빌린 자금에는 이율과 거치기간, 상환기간이 구체적으로 정해져 있다. 장 의원은 “농협이나 다른 데서는 원칙대로 지키면서 내부거래는 그렇게 하지 않아도 되느냐”며 “회계 자체가 다른 만큼 내부거래를 오히려 더 철저하게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기금 300억원에는 연 2.75%의 이율이 적용됐지만 현재까지 통합재정안정화기금으로 실제 지급된 이자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순천시는 연향들 분양이 이뤄지면 원금과 함께 이자를 정산한다는 입장이다.
장 의원은 “300억원을 2.75%로 따지면 1년에 8억원이 넘는다”며 기금을 금융기관에 예치했을 경우 발생했을 금융수익과 내부거래에 따른 이자수입의 관리 문제를 제기했다. 다만 2.75%에 해당하는 금액 전체를 순천시의 손실로 볼 수는 없다. 기금을 금융기관에 예치했을 경우 받을 수 있었던 이자와 내부거래를 통해 받을 이자를 비교해야 실제 차이를 확인할 수 있다.
‘순천시 통합재정안정화기금 설치 및 운용 조례’는 다른 회계·기금으로의 예탁을 허용하고 있어 공영개발특별회계에 300억원을 예탁한 것 자체가 조례에 어긋나는 것은 아니다. 조례는 다른 회계·기금에 예탁한 자금의 원금과 이자 수입도 통합계정의 재원으로 규정하고 있다.
분양 저조에 올해 100억원 상환도 차질
순천시는 통합재정안정화기금에서 가져온 300억원을 연향들 분양수입으로 올해 100억원, 내년 200억원을 갚기로 했다. 하지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는 분양이 계획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올해 상환하기로 했던 100억원을 내년으로 조정해야 한다는 취지의 답변이 나왔다.
지난 14일 본회의에서도 정수진 의원은 “분양이 지연되면 자금 회수가 늦어지고 지방채 상환과 이자 부담에도 영향을 받게 된다”며 “현재 연향들 개발사업은 분양률이 저조하다. 최악의 상황까지 고려한 특별 채무관리계획을 반드시 마련해 주시기 바란다”고 요구했다.
통합재정안정화기금 300억원을 공영개발특별회계에 예탁하는 과정에서 어떤 심의가 이뤄졌는지도 확인할 부분이다. 순천시 조례는 기금 운용과 관련한 사항을 기금운용심의위원회에서 심의하도록 하고 있다. 이번 300억원 예탁 과정에서 원금과 이자의 상환조건 등이 어떻게 검토됐는지는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
순천시의회도 지난 14일 결산을 승인하면서 통합재정안정화기금과 특별회계 사이의 내부거래에 대해 예탁조건과 상환계획, 이자 부담 등에 명확한 기준을 마련할 것을 개선권고 사항으로 제시했다.
장 의원은 “내부거래라고 해서 그냥 갖다 쓰고 돈을 안 줘도 되는 것은 아니다”며 “내부거래일수록 더 철저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부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