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간담회는 동부권 시·군 단체장들이 한자리에 모여 지역 공동 현안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참석자들은 제2차 공공기관 이전 동부권 우선 배치, 여수광양항만공사 독립성·전문성 유지, 동부청사 기능 및 권한 강화, 동부권 필수의료 인프라 확충, 국립순천대학교 의과대학 및 대학병원 설립 등 다섯 가지 현안을 공동 건의 대상으로 확정했다.
이 가운데 여수광양항만공사 독립성·전문성 유지 건의는 광양시가 직접 제안한 안건이다. 정부가 부산·인천·울산·여수광양 등 전국 4대 항만공사의 통합을 검토하고 있는 데 대응해, 여수광양항만공사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보장하고 여수·광양항을 국가 전략항만으로 육성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여수광양항만공사는 동부권에 본사를 둔 유일한 국가 공공기관이다. 통합 논의가 현실화해 본사가 다른 지역으로 옮겨갈 경우, 그동안 공공기관을 유치·존치해온 효과가 사라지고 지역 산업과 경제에도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광양시 예산실 관계자가 나서 건의안 배경과 주요 내용을 설명했다. 항만별로 보유 기능과 배후 산업 특성이 서로 다른 만큼 획일적인 통합은 지역 항만의 독립성과 전문성,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점이 강조됐다. 특히 여수광양항은 철강·석유화학 등 국가 기간산업을 뒷받침하는 동부권 핵심 물류 거점이라는 설명도 이어졌다.
박성현 광양시장은 회의에서 "여수광양항은 포스코와 여수석유화학산단, 율촌산단 등 지역 핵심 산업을 지탱해 온 성장 근간"이라며 "항만공사 통합으로 본사가 다른 지역으로 이전되면 지역 기업을 위한 물류·일자리 지원과 주요 정책·예산 배정이 후순위로 밀려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지역에 있는 국가 공공기관도 지키지 못하면서 신규 공공기관을 유치한다는 것은 맞지 않다"며 "여수광양항만공사는 반드시 지켜내야 할 핵심 기관으로,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전체가 관심을 갖고 공동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수와 광양의 문제 아니다"…공동 대응 목소리
건의문 논의 과정에서는 항만공사 통합 문제가 여수·광양만의 사안이 아니라는 지적도 이어졌다. 통합공사 본사가 부산으로 옮겨갈 경우 물류비 부담이 커지고 지역 일자리와 예산 배정에서도 밀릴 수 있다는 우려가 거듭 제기됐다. 기아자동차의 광양·목포 수송과 광주 지역 기업의 물류도 항만 기능과 맞닿아 있는 만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전체가 함께 대응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동부권 7개 시·군은 이날 채택한 공동 건의문을 통해 전국 4개 항만공사 통합 추진 중단, 여수광양항만공사의 독립성·전문성 및 자율적 운영체계 유지, 글로벌 공급망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국가 전략항만 육성, 항만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부 지원 확대 등을 공식 요구했다. 건의문은 해양수산부와 국회,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등 관계 기관에 전달될 예정이다.
참석 단체장들은 건의문 전달에 그치지 않고 언론 홍보와 대외 연대를 통해 항만공사 통합 저지에 공동 대응해 나가기로 뜻을 모았다. 광양시는 앞으로도 동부권 시·군과 긴밀히 협력해 여수·광양항의 경쟁력과 지역 산업 기반을 지키고, 지역 균형발전과 동부권의 실질적인 발전을 위한 공동 대응을 이어갈 계획이다.
동부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