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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천만가든마켓 사진=순천시 |
[동부뉴스=조성진 기자] 순천시가 출자해 설립한 농업회사법인 순천만가든마켓㈜의 자본잠식률이 올해 1분기 말 기준 71.7%까지 치솟았다. 매출은 늘었지만 적자 폭은 오히려 커지면서 설립 당시 20억원이었던 자본금 가운데 14억원 이상이 누적 손실로 사라졌다.
순천시가 대부료를 감면하고 1억원이 넘는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지만 재무 상황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다. 지난해 순손실은 오히려 전년보다 89% 넘게 늘었고, 회사 내부 감사보고서에서도 자본잠식에 따른 재무건전성 악화를 우려하며 긴축경영을 주문했다.
실제 자본잠식 속도는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 자본잠식은 기업이 지속적으로 손실을 내면서 자본금까지 까먹는 상태를 말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제출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순천만가든마켓의 자본잠식률은 2023년 말 44.1%에서 2024년 말 52.6%, 2025년 말 68.9%로 가파르게 높아졌다. 올해 1분기 말인 지난 3월 31일에는 71.7%까지 상승했다.
자본 총계도 같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설립 당시 20억100만원이었던 자본총계는 올해 1분기 말 5억6684만원까지 줄었다. 지난해 말 6억2273만원에서 불과 석 달 만에 5589만원가량이 더 줄어든 것이다. 올해 1분기에만 6589만원의 순손실이 발생했다.
더 큰 문제는 매출이 늘어도 손실이 줄지 않는다는 점이다. 2025년 매출액은 13억326만원으로 전년 12억7319만원보다 2.36% 늘었지만, 당기순손실은 1억7150만원에서 3억2481만원으로 89.39% 급증했다. 외형은 성장했지만 수익성은 오히려 악화된 셈이다.
재무 문제만 있는 것도 아니다. 설립 취지와 직결되는 정원수 유통사업은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고, 지역 화훼업계와의 갈등도 4년 넘게 풀리지 않고 있다. 순천시 스스로도 “흑자를 낼 수 있는 구조는 사실 아니다”라고 밝힌 가운데, 시의회에서는 “세금을 잡아먹는 하마가 돼서는 안 된다”는 질타까지 나왔다.
오선희 정원시설과장은 지난 7월 순천시의회 도시건설위원회에서 “흑자 운영을 하고 싶지만 구조 자체상 하고 있는 사업이나 지출되는 부분이 있어서 흑자를 낼 수 있는 구조는 사실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강진 정원도시센터 소장도 “직원들 봉급이 4억원 정도 나간다. 판매금액은 적자가 아니지만 운영비에서 적자가 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원해도 줄지 않는 적자…화훼업계 갈등 해결도 과제
순천만가든마켓은 일반 민간업체와 달리 순천시의 지속적인 지원을 받고 있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순천시는 지난해 가든마켓의 대부료를 전년보다 1억2307만원 감면·환급했다. 별도의 보조사업비도 2024년 1억400만원, 2025년 1억2800만원을 지원했다. 그런데도 지난해 순손실은 3억2481만원으로 오히려 크게 늘었다.
감사보고서는 “순천시에서 전기에 비해 대부료 1억2307만원 삭감 환급 금액과 보조사업비 지원에도 불구하고 당기순손실이 전년 대비 확대된 점은 재무적으로 주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정홍준 시의원도 업무보고에서 “세금으로 잡아먹는 하마가 돼서는 안 된다”며 “시장도 바뀌었으니 신경을 많이 써 달라”고 주문했다. 순천시는 올해도 정원수 유통체계 구축사업 등으로 1억2800만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설립 취지와 직결되는 정원수 유통사업의 부진도 문제다. 감사 종합의견에는 “보조사업 지원에도 불구하고 전년 대비 공판장 매출이 전무함”이라는 지적이 담겼다. 지역 꽃집과 판매 품목이 겹치는 소매사업을 확대해 매출을 늘리는 것보다, 애초 설립 목적인 정원수 유통·공판 기능을 얼마나 활성화하느냐가 공공 출자법인으로서의 존재 이유와 직결되는 문제다.
지역 화훼업계와의 갈등도 4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 순천시와 화훼협회, 가든마켓은 2021년 설립 당시 지역 꽃집의 영업 영역과 겹치는 화훼류·정원자재 등을 소매하지 않기로 공증까지 거쳐 합의했지만, 이후에도 화훼류와 묘목, 구근 판매 등을 둘러싼 갈등이 반복됐다.
지난해 9월에는 전남 순천화훼문화발전협의회가 순천시청 앞에 근조화환 100기를 설치하고 집회를 열었다. 김정엽 협회장은 당시 “가든마켓 개장 당시 소상공인 품목을 소매하지 않겠다고 공증까지 했지만 그 약속은 헌신짝처럼 버려졌다”고 주장했다. 가든마켓 이사회는 지난해 9월 12일 직영 실내식물 판매를 중지하기로 의결했지만, 갈등을 근본적으로 해소할 상생방안은 아직 마련되지 않았다.
민선 9기 손훈모 시장 체제에서도 가든마켓 문제는 풀어야 할 과제로 남았다. 이강진 소장은 “시장실에서 면담을 했다”며 “올 연말까지 절충안을 가져와 보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가든마켓이 안고 있는 문제는 화훼업계와의 갈등에 그치지 않는다. 71.7%까지 치솟은 자본잠식률, 매출 증가에도 확대되는 순손실, 높은 고정비 부담, 시의 지원에도 개선되지 않는 재무구조, 부진한 정원수 유통·공판 기능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
이강진 소장은 화훼업계와의 상생이 끝내 실패하고 자본잠식까지 계속될 경우 가든마켓 ‘공중분해’에 따른 법적 절차는 물론, 산림청 소유 부지 반납 문제까지 뒤따를 수 있다고 말했다.
동부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