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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회도 몰랐다" 순천로컬푸드 국가정원점 이전, 4호점 재검토 논란

2026-08-07 10:05 | 입력 : 조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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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정원점 가든마켓 이전·여미락 확장 계획까지 구두 보고
이복남 의원 "상임위는 처음 듣는 내용"

고객들이 순천로컬푸드매장을 이용하고 있다  사진순천시청
고객들이 순천로컬푸드매장을 이용하고 있다. 사진=순천시청

[동부뉴스=조성진 기자] 순천시가 순천로컬푸드 순천만국가정원점(1호점)을 순천만가든마켓으로 이전하고 신청사 인근 문화스테이션에 계획했던 4호점 신설을 재검토하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추진하면서도, 해당 내용을 순천시의회 문화경제위원회에는 충분히 공유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순천만국가정원점 이전과 여미락농가밥상 확장 계획은 서면 업무보고에도 포함되지 않은 채 구두로 처음 설명되면서, 주요 정책 변경 과정에서 의회와의 소통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지난달 16일 열린 순천시의회 문화경제위원회의 농식품유통과 2026년도 업무보고에서 이복남 조국혁신당 의원은 국가정원점 이전 계획을 듣자마자 "국가정원점을 가든마켓 쪽으로 옮겨보겠다는 내용은 지금 처음 듣는다"고 말했다.

이날 이미숙 농식품유통과장은 1호점을 순천만가든마켓으로 이전하고 1호점 공간을 여미락농가밥상으로 확장하는 방안과 문화스테이션 내 로컬푸드 4호점 신설 계획을 재검토하는 방안을 함께 보고했다. 그러나 4호점 재검토만 서면 업무보고서에 담겼을 뿐, 1호점 이전과 여미락 확장 계획은 공식 자료 없이 구두로만 설명됐다. 문화경제위원회는 핵심 운영계획이 사전 보고 없이 제시된 경위를 문제 삼으며 절차적 적절성을 집중 질의했다.

10년간 누적매출 1006억 원…전국적인 시민 참여형 모델

순천로컬푸드는 2016년 순천시와 시민 840여 명이 공동 출자해 국가정원점을 개장하며 출범했다. 이후 호수공원점과 신대점을 잇달아 열어 현재 3개 직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문화경제위원회 업무보고에 따르면 지난해 연매출은 178억 원으로, 매출의 86%가 생산 농가에 돌아간다. 참여 주주는 1089명, 자본금은 9억 원이다.

순천시가 지난 6월 발표한 개장 10주년 자료에 따르면 2016년 5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누적 매출은 1006억 원에 달했고, 월 100만 원 이상 소득을 올리는 참여 농가는 2017년 50호에서 지난해 199호로 약 4배 증가했다. 출하 품목 역시 320개에서 3192개로 열 배 가까이 늘었다. 순천시가 '전국적으로도 드문 시민 참여형 로컬푸드 모델'이라고 평가하는 이유다.

하지만 10년간 성장해 온 성공 모델인 만큼, 직매장 운영과 위치를 바꾸는 결정은 참여 농가와 소비자, 인근 상권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충분한 검토와 공론화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함께 나온다.

순천로컬푸드 순천만국가정원점
순천로컬푸드 순천만국가정원점

국가정원점 이전 상권 갈등 우려

농식품유통과는 국가정원 동문 앞 1호점의 매출이 감소하는 가장 큰 이유로 주차 문제를 들었다. 성수기에는 국가정원을 찾는 관광객 차량이 주차장을 대부분 이용하면서 정작 로컬푸드 매장을 찾는 소비자들의 접근성이 떨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순천시는 대안으로 가든마켓을 비롯해 농업혁신센터 앞 부지 등 모두 세 곳을 검토한 뒤, 순천만가든마켓 안에 별도 코너를 설치하는 '숍인숍' 방식을 최종 검토안으로 제시했다. 주차장을 공동 활용할 수 있고, 가든마켓과 로컬푸드가 서로 고객을 유입시키는 상생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 순천시의 설명이다.

그러나 이전 후보지인 순천만가든마켓은 이미 지역 화훼상인들과 갈등을 겪어온 곳이다. 지난해 9월 순천화훼발전협의회는 가든마켓 앞에 근조화환 100기를 세워 항의 시위를 벌이며 "정원수와 자재 유통이라는 설립 취지와 달리 일반 꽃집과 경쟁하는 소매 판매를 하면서 지역 화훼업계를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적자운영도 문제다. 순천시에 따르면 현재 자본잠식이 65%이며, 매년 1억원 넘는 출자기금을 지원하고 있지만 관리·감독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4호점 재검토 이유 가운데 하나로 '기존 상권과의 갈등'을 들면서도, 정작 1호점은 이미 상권 갈등을 겪고 있는 시설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이어서 정책 논리의 일관성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복남 의원은 먼저 가든마켓의 현 상황을 문제 삼았다. 이 의원은 "가든마켓 자체도 앞으로 어떻게 재정립할 것인지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이런 시설에 로컬푸드를 입점시키는 방안이 충분한 비교 검토를 거쳐 나온 것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가든마켓에 외부 시설이 들어오려면 관련 법령과 조례에 따른 협의 절차도 거쳐야 한다"고 지적했고, 이미숙 과장은 "협의해야 할 사항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이복남 조국혁신당 의원이 이미숙 농식품유통과장에게 질문하고 있다  사진순천시의회
이복남 조국혁신당 의원이 이미숙 농식품유통과장에게 질문하고 있다. 사진=순천시의회

실제 이용자들 사이에서도 이전보다 기존 입지의 경쟁력을 높이는 방안이 우선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왕조동에 사는 박지선(52) 씨는 "로컬푸드 품질이 좋아 평소에는 조례호수공원점을 자주 이용하고, 퇴근길에는 국가정원점도 종종 들른다"며 "주차 여건을 개선하고 국가정원 관광객을 대상으로 홍보와 마케팅을 강화하면 지금 위치에서도 충분히 매출을 늘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든마켓은 일반 관광객들이 일부러 찾아가기에는 접근성이 다소 떨어지는 만큼, 이전이 반드시 해법인지는 더 신중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복남 의원은 "가든마켓에 1호점을 옮기는 안이 위원회에는 사전 설명도 없이 나왔다"며 "시가 추진한다고 해서 바로 시행할 것이 아니라 위원회와 충분히 검토하고 숙고한 뒤 결정해야 할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국가정원점이 이전할 경우 현재 70평, 63석 규모인 여미락농가밥상은 약 150석 규모로 확장하는 방안도 함께 추진된다. 순천시는 국가정원 방문객 증가로 기존 공간이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고 설명했지만, 여미락 확장 역시 국가정원점 이전이 전제돼야 가능한 계획이라는 점에서 두 사업은 사실상 하나의 정책 패키지로 검토되고 있다.

국비 3억9000만 원 걸린 4호점…'원도심 활성화'와 운영 효율성 사이

로컬푸드 4호점은 애초 신청사 옆 문화스테이션 1층에 들어설 예정이었다. 화스테이션은 생활문화센터와 가족센터, 건강생활지원센터, 로컬푸드판매장, 인생이모작지원센터, 주차장 등을 갖춘 복합시설로, 2023년 착공 당시부터 로컬푸드 직매장이 주요 시설 중 하나로 계획됐다. 순천시는 2020년 국비 공모사업에 선정되면서 직매장 운영을 조건으로 국·도비 3억9000만 원을 지원받았고, 실시설계까지 마친 상태다.

그러나 이날 업무보고에서 이미숙 농식품유통과장은 문화스테이션 내 직매장 대신 현재 가곡동에서 임차 운영 중인 여미락 도시락공장을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도시락공장은 보증금 2억 원에 월 임대료 300만 원을 내고 운영하고 있으며, 도시락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는 만큼 자체 공간을 확보하면 임차료 부담을 줄이고 운영 효율성도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순천시는 직매장 신설을 재검토하는 이유로 물류 효율성도 제시했다. 현재 3개 직매장을 순회하는 배송 동선은 28㎞, 약 2시간 36분이 소요되지만, 4호점이 추가될 경우 35㎞, 3시간 30분으로 늘어난다는 시뮬레이션 결과가 나왔다는 것이다.

신선 농산물 폐기량 증가 가능성도 우려했다. 현재는 회수된 농산물의 70%를 도시락공장과 여미락농가밥상에서 활용하고, 25%는 생산 농가가 다시 가져가며 실제 폐기되는 물량은 5% 수준이다. 하지만 직매장이 하나 더 늘어나면 이 같은 운영 구조가 유지되기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 순천시의 판단이다.

여기에 신청사 주변 장천동 일대의 구매력과 기존 중앙시장·아랫장 등 주변 상권과의 관계도 함께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문화스테이션 직매장을 설치하지 않을 경우 국·도비 3억9000만 원을 반납해야 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은 순천시가 풀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결국 원도심 활성화라는 당초 사업 목적과 운영 효율성 사이에서 정책 판단을 다시 해야 하는 상황인 셈이다. 이복남 의원은 "이 문제를 단순히 직매장 하나를 더 만들 것이냐의 문제로 봐서는 안 된다"며 "처음 로컬푸드를 시작할 당시 세웠던 기본계획부터 운영 실적과 수입·지출, 앞으로의 운영 방향까지 종합적으로 검토한 뒤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업무보고 지나고 처음 들었다"…쟁점은 정책보다 절차

이날 문화경제위원회의 질의는 이전이나 재검토 자체를 반대한 것이 아니라, 그 과정에서 의회와 충분한 논의가 있었는지에 집중됐다. 이복남 의원은 "이 계획이 업무보고서를 제출한 뒤 새롭게 검토된 것인지, 아니면 상반기부터 계속 검토해 온 사안인지"를 물었다. 이에 이미숙 과장은 "의회 업무보고 당시부터 내부적으로 검토는 하고 있었지만 예산에 반영되지 않아 자체적으로 검토를 진행했다"고 답했다.

결국 수개월 동안 내부 검토가 진행됐지만, 상임위원회에는 핵심 내용이 공식적으로 공유되지 않았다는 의미다. 이복남 의원은 "저도 9대 후반기까지 계속 의정활동을 했지만 이런 이야기는 오늘 처음 들었다"고 지적했다.

또 로컬푸드 육성 지원계획을 변경하려면 관련 조례에 따라 위원회 심의 등 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 의원은 "비교 검토 자료와 농가 의견수렴 등 여러 과정을 충분히 거친 뒤 문화경제위원회와 면밀하게 협의하면서 추진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광현 문화경제위원장도 "민선 9기 공약사업을 비롯해 주요 정책이 변경되거나 추진되는 과정에서는 상임위원회에 철저히 보고해 달라"고 집행부에 당부했다. 농식품유통과는 4호점 재검토에 대해서는 "그렇게 하겠다", 1호점 이전과 여미락 확장 계획에 대해서도 "알겠다"며 위원회의 의견을 반영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1호점 이전 및 4호점 재검토 계획 모두 아직 확정된 사안은 아니다. 4호점은 국·도비 3억9000만 원 처리 문제가 남아 있고, 국가정원점 이전은 가든마켓 입점을 위한 관련 절차와 상권 영향 검토가 필요하다. 여미락 확장 역시 국가정원점 이전 여부에 따라 추진 여부가 결정된다.

여기에 관련 조례에 따른 위원회 심의와 농가 의견수렴 절차까지 남아 있는 만큼, 사업 추진 시기와 방향은 앞으로 문화경제위원회와의 협의와 농가 의견 수렴을 통해 최종 결정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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