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열린 순천시의회 문화경제위원회 청년정책과 업무보고에서는 청춘창고 운영을 둘러싼 질의가 집중됐다. 의원들은 10년간의 운영 성과와 입점 실태, 수익성, 향후 활용 방안 등을 잇따라 점검했고, 순천시는 역세권 개발 상황에 따라 현재 위치에서의 운영이 어려워질 가능성과 청년비전센터 연계 방안을 함께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청춘창고는 1961년 지어진 옛 순천농협 조곡지점 양곡창고를 리모델링해 2017년 2월 문을 열었다. 당시 순천시는 연간 12만 명에 달하던 '내일로' 청년 여행객을 겨냥해 청년 창업 인큐베이터이자 문화복합공간으로 조성했다. 폐산업시설을 활용한 도시재생 모델로 전국적인 관심을 받았고, 순천역 일대에 청년문화와 관광을 접목한 새로운 거점으로 기대를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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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재진 진보당 의원이 최미선 청년정책과장에게 질문하고 있다. 사진=순천시의회 |
하지만 개관 10년이 지난 지금, 시의회의 시각은 "성과를 냉정하게 평가해야 할 시점"으로 옮겨가고 있다. 김재진 진보당 의원은 "청춘창고가 운영된 지 10년이 됐는데 성과나 한계에 대한 종합적인 평가 자료가 있느냐"고 질의했다. 이에 최미선 청년정책과장은 "별도로 10년에 대한 성과를 분석하거나 용역을 실시한 적은 없고, 매년 사업계획을 수립하면서 방문객과 사업성과, 문제점 등을 정리하는 수준"이라고 답했다.
김 의원은 이어 "청춘창고가 현재 상태로 계속 가는 것이 맞는지, 아니면 변화가 필요한 것인지 판단해야 할 시점"이라며 "순천역세권 개발과 연계한 새로운 역할도 함께 검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청춘창고는 일반 상가가 아니라 청년들이 창업을 경험한 뒤 지역에서 독립 창업과 정착으로 이어지도록 설계된 창업 인큐베이팅 공간이다. 그럼에도 개관 이후 입점 청년의 생존율과 독립 창업률, 지역 정착률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공식 성과평가는 이뤄지지 않았다.
운영 실태도 함께 공개됐다. 김성하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따르면 청춘창고는 20개 점포 규모로 조성됐지만 현재 실제 운영 중인 점포는 14곳이다. 최 과장은 "계약기간이 끝난 점포와 중도 퇴점한 점포가 있어 현재 14개 점포가 운영되고 있으며, 점포당 평균 매출은 월 450만 원 정도지만 업종별 편차가 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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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성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최미선 과장에게 질문하고 있다. 사진=순천시의회 |
입점률은 70% 수준이다. 창업 공간이라는 특성을 감안하더라도 공실이 반복되고 있고, 점포별 매출 편차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점포는 계약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퇴점하고, 신규 입점자를 다시 모집하는 과정이 반복되면서 안정적인 운영 기반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장 분위기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다. 지난 3월 동부뉴스 취재 당시 청춘창고는 3·1절 연휴였음에도 비교적 한산했고, 일부 점포는 문을 닫은 상태였다. 평일 방문객 감소도 활성화의 한계를 보여주는 단면으로 평가된다.
무엇보다 이날 업무보고에서 가장 주목받은 점은 공실보다 청춘창고 부지의 존속 가능성이었다.
최 과장은 "청춘창고가 입주한 농협 창고 부지 일부가 코레일 순천역세권 개발구역에 포함돼 있다"며 "재계약 당시에도 코레일의 개발계획이 확정될 경우 운영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내용을 계약 조건에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2027년 말 준공 예정인 전남동부권 청년비전센터와의 연계도 검토하고 있으며 향후 시기를 맞춰 협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재진 의원이 "사업 자체가 없어질 수도 있냐"라고 묻자 최 과장은 "그럴 수도 있다"고 답했다. 청춘창고의 이전 또는 기능 재편 가능성을 순천시가 인정한 것이다. 코레일은 순천역세권을 포함한 전국 주요 유휴 철도부지 개발을 추진하고 있으며, 순천역 일대 역시 개발 대상지로 검토되고 있다.
이용객들의 고질적인 주차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김성하 의원은 "청춘창고 이용객을 위해 확보한 주차장이 순천역 이용객들의 장기주차 공간처럼 사용되고 있다"며 관리 실태를 지적했다. 직접 일주일 동안 현장을 확인한 결과, 청춘창고가 문을 열기 전부터 주차장이 만차였고 상당수가 순천역 이용객 차량으로 보였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최 과장은 "입점자들도 같은 문제를 제기하고 있으며 코레일과 협의해 개선방안을 다시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우성원 무소속 의원은 사업의 방향 전환 필요성을 제기했다. 우 의원은 "청춘창고는 처음 조성될 당시와 지금의 환경이 크게 달라졌다"며 "개선이 어렵다면 과감하게 일몰도 검토해야 한다. 청년비전센터와 연계해 새로운 청년공간으로 재편하는 방안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문화경제위원회 업무보고는 도시재생과 청년창업의 상징으로 출발한 청춘창고가 변화한 도시 환경과 청년정책 속에서도 같은 역할을 계속할 수 있는지 처음으로 공개 검증한 자리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순천역세권 개발과 전남동부권 청년비전센터 조성이라는 두 변수가 현실화되는 상황에서, 논의의 초점은 '청춘창고를 유지할 것인가'가 아니라 '청년창업 거점을 어떤 방식으로 재편할 것인가'로 옮겨가고 있다. 청춘창고의 10년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변화한 환경에 맞는 새로운 역할을 설계하는 일이 순천시 청년정책의 다음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동부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