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시는 15일 오후 포스코 광양제철소 백운아트홀에서 '민선9기 광양대전환 미래 비전과 비상경제 시민보고회'를 열었다. 민선9기 출범 이후 처음 마련된 이번 보고회에는 시민과 경제·산업계, 기관·사회단체 관계자 등 800여 명이 참석했다. 박 시장이 직접 브리핑을 맡아 재정 현황과 위기 원인, 대응 방안, 중장기 비전을 순서대로 설명했다.
박 시장은 이날 보고회를 두 개의 축으로 짰다고 밝혔다. 현재의 재정·경제 현실을 정확히 알리는 것과, 이를 바탕으로 한 단기·장기 대응 방안을 제시하는 것이다. 박 시장은 "광양시를 일반 행정을 담당하는 지자체가 아니라 주식회사 광양시로 만들고 싶다"며 "주주는 시민이고, 공직자는 사원이며, 저는 사원의 대표일 뿐"이라고 말했다. 시민이 낸 세금이 어떻게 쓰이고 있는지를 주주에게 보고하듯 알리겠다는 취지다.
박 시장이 공개한 수치를 보면, 광양시는 올해 1월 세입과 세출을 각각 9824억원(일반회계 기준)으로 맞춰 예산을 편성했다. 다른 지자체와 마찬가지로 세입과 세출을 일치시킨 통상적인 편성이었다. 그러나 예산 편성 6개월 만인 현재 재정부족 규모가 1526억원까지 불어났다고 설명했다.
세부적으로는 세수가 예상보다 덜 걷힌 세입결손이 335억원, 복지·교육 등 반드시 편성했어야 할 필수경비 미반영분이 236억원, 국·도비를 받기 위해 시가 부담해야 하는 매칭 소요 예산이 955억원으로 집계됐다. 박 시장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이대로 가면 1526억원 적자가 발생하고, 시가 부담해야 할 매칭 예산을 포기한다고 가정해도 650억원의 적자가 나는 것이 현재 광양시의 현실"이라며 "올해 광양시 역대 최대 규모의 재정적자를 기록하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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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성현 광양시장 사진=광양시청 |
재정위기 원인은 철강 불황과 세수 배분 구조
박 시장은 재정위기의 배경으로 철강산업 의존도를 첫손에 꼽았다. 광양시는 철강·항만 도시임에도 그간 철강산업에 85% 이상 의존해 왔는데, 철강 경기가 좋을 때는 지역 경기도 호황이었지만 최근 철강 불황이 지역경제 전반으로 번졌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법인소득세가 2022년 1121억원에서 올해 290억원 수준까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특히 포스코 광양제철소의 실적과 광양시가 걷는 세수 사이의 괴리를 지목했다. "조사해 보니 지난해 광양제철소는 1조원이 넘는 이익을 냈다. 하지만 포항제철소의 적자 폭이 커 지주회사 단위로 손익을 합산해 세금이 배분되다 보니, 광양시는 1조원의 이익에도 불구하고 100억원에도 못 미치는 법인세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계열사 전체의 매출과 이익을 합산한 뒤 규모와 인력 등에 따라 세금을 나누는 현행 세법 구조 탓에 실제 이익을 낸 지역이 그에 걸맞은 세수를 얻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비상시를 대비한 재정안정화기금이 바닥난 상태이고, 시유지 매각을 통한 세입도 지난해 63억원에 그쳐 예상보다 크게 줄었다고 전했다. 또한 광양시가 2018년 지방채 60억원을 발행한 이후 무차입 기조를 이어왔으나 지난해 다시 지방채를 발행하게 됐다며, 원리금 상환 부담이 이어질 경우 대외 신인도 하락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뼈 깎는 지출 구조조정과 '5대 대전환' 비전 제시
광양시는 우선 급한 불부터 끄기로 했다. 부서별 경상경비를 절감하고, 축제·행사성 경비를 삭감하며, 공정률 50% 미만인 사업은 전수조사해 중지 또는 보류 여부를 정하기로 했다. 국·도비 사업도 무조건 따오는 방식에서 벗어나 등급제를 도입해 시급성이 낮은 사업은 자제하고, AI를 활용한 사업 점검 시스템도 도입한다는 방침이다.
박 시장은 이 같은 구조조정을 통해 550억원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으나, 그럼에도 100억원의 부족분은 남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하반기 국비 교부금이나 전남광주통합에 따른 인센티브가 내려온다면 상황이 더 나아질 수 있지만, 아직은 알 수 없는 만큼 뼈를 깎는 다이어트로 우선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세입 확충 방안으로는 체납 세금 징수를 강화하고 기업 유치를 통해 법인세수를 늘리는 한편, 출향민을 대상으로 한 고향사랑기부금 활성화도 추진한다. 시는 10억원 이상 기부자를 '골드', 5억원 이상을 '실버' 등급으로 예우하고 시청 로비에 기부자의 사진과 이름을 게시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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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양시는 15일 포스코 광양제철소 백운아트홀에서 민선9기 시민보고회를 가졌다. 사진=광양시청 |
박 시장은 이날 단기 재정 대응과 별도로 행정·산업·경제·생활SOC·인공지능(AI) 첨단도시를 축으로 한 '5대 대전환' 비전도 소개했다. 행정 분야에서는 AI를 활용해 민원 처리 부서를 오가지 않아도 되는 원스톱 서비스를 구축하고, 격주 수요일 '시장과의 공감 토크'를 오는 29일부터 운영하기로 했다. 산업 분야에서는 철강·항만 산업을 수소·전기로 기반, 자동화 항만으로 전환하는 한편 반도체 연관 산업 가운데 광양이 강점을 지닌 특수가스·이차전지 분야를 유치하겠다고 밝혔다. 경제 분야에서는 의료·쇼핑·문화 등에서 순천·여수로 빠져나가는 소비를 지역 내에서 순환시키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생활SOC 분야의 핵심 과제로는 서울대학교 산업의학 메디컬센터 유치를 꼽았다. 박 시장은 서울대가 백운산 산림의 64%를 114년간 학술림으로 이용해온 점을 언급하며 지역사회에 대한 서울대의 기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고, 유치가 성사되면 4500명 규모의 고용 효과(이 중 여성 3500명)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 밖에 접이식·제습 컨테이너 생산기지 유치, 한중일·극동러시아 국제 카페리 항로 개설, 세풍지구 복합아레나 건립, 순천대 글로컬대학 사업과 연계한 신소재·물류·의료공학 관련 학과 유치 등도 주요 과제로 제시됐다. 시는 이 같은 과제들을 취임 100일 내 추진 과제와 임기 내 68개 사업, 임기 내 착수 25개 사업, 장기 6개 과제로 나눠 추진할 계획이다.
박 시장은 장기적으로는 10년 후 저탄소 제철과 스마트 항만으로의 산업 전환을, 20년 후에는 인구 70만~80만 규모의 통합도시권을 이루는 남해안권 경제중심도시로의 도약을, 30년 후에는 국제도시로의 전환을 목표로 제시했다.
박성현 시장은 "지금 광양은 재정과 경제 모두 쉽지 않은 여건에 놓여 있지만, 위기를 외면하지 않고 시민들과 함께 정면으로 극복해 나가겠다"며 "행정부터 강도 높은 재정 혁신을 실천하고, 절감한 재원은 지역경제 회복과 미래 성장 동력 확보, 시민 삶의 질 향상에 집중 투자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민선9기의 모든 정책은 시민의 삶을 바꾸고 광양의 미래 경쟁력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추겠다"며 "시민과 함께 광양대전환을 반드시 이뤄 대한민국 산업수도 광양의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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