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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포시와 목포시의회는 14일 국립의대 협상 결렬에 따른 입장문을 발표했다. 사진=목포 |
[동부뉴스=조성진 기자] 전남 국립의과대학 및 대학병원 설립을 둘러싼 국립목포대와 국립순천대의 통합 협상이 순천대의 거부로 파행을 겪고 있는 가운데, 목포시와 목포시의회, 지역 국회의원이 한목소리로 총력 대응에 나선 것과 달리 순천에서는 대학과 정치권이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거나 한발 물러선 채 관망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전남광주대전환기획위원회가 제시한 절충안에 맞서 정면으로 역제안을 내놓은 곳도 순천시나 시의회가 아닌 국립순천대학교였다.
목포대와 목포시의회는 지난 7일 긴급 '의대 유치 진행 상황보고회'를 열어 통합 협상 동향을 공유했다. 이어 10일에는 국립대병원의 신속한 설립만이 주민의 생명을 지키는 유일한 길이라며, 목포권 국립대병원의 개원 시기를 하루라도 앞당기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강성휘 목포시장은 이날 "대학병원 없는 의대 신설은 있을 수 없다"고 못 박았다.
순천대의 부동의로 절충안이 결렬되자 목포시와 목포시의회는 14일 공동 입장문을 내고 깊은 유감을 표했다. 36년간 이어온 숙원이 이번에도 결실을 맺지 못한 데 대해 참담함을 나타내며, 정부와 통합특별시에 실질적이고 즉각적인 후속 대책 마련을 요청했다. 같은 날 강 시장도 페이스북을 통해 "국립의대와 대학병원은 대학 간 협상의 대상이 아니라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는 국가 공공의료 정책"이라며 "목포시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국회의원도 힘을 보탰다. 목포 지역구 김원이 의원은 "목포대 의대와 대학병원 설립을 향한 36년의 염원이 순천대의 억지에 부딪혀 좌초될 위기"라며 "더 이상 순천대는 의대 유치를 말할 자격이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정부와 통합특별시를 향해 대학 통합 무산에 따른 후속 대책을 즉시 마련해 시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송하철 목포대 총장 역시 절충안을 조건 없이 수용한다는 입장을 밝히며 "순천대가 이를 받아들인다면 동·서부권 주민을 위한 상급 의료체계 확립에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대학 지도부까지 시와 시의회, 국회의원과 보조를 맞춘 셈이다.
순천, 그나마 목소리는 김문수 의원뿐… 방향은 대학과 정반대
반면 순천시는 지난 8일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국립의대·대학병원 설립의 '단계적 추진' 원칙을 제시하는 데 그쳤다. 양 지역에 동시·동일 규모로 추진하기 어려운 현실을 인정하고, 병상 확충 여력과 의료 수요가 높은 지역에 대학병원을 우선 조기 완성하자는 것이 핵심 내용이었다. 목포에 의대와 대학본부를, 순천에 대학병원을 우선 배치하자는 전환기획위원회의 절충안과 큰 방향에서 궤를 같이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순천 정치권에서 비교적 분명한 입장을 밝힌 인물은 김문수 국회의원이었다. 김 의원은 15일 SNS를 통해 "순천 입장에서는 의대와 대학병원을 모두 유치하는 것이 최선이지만, 순천대 자체 능력과 정부·통합특별시의 의지, 자신을 포함한 순천 동부의 정치력, 지역의 단합 모두 순천에 유리하지 않다"며 "전환기획위가 제안한 대학병원 확보 기회만큼은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전날 "정부는 전남에 1 국립의대 1 국립병원만 약속했다"며 "민형배 시장이 약속한 추후 제2병원이 가능한지에 대해서 목포는 의심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문제는 방향이었다. 절충안을 받아들이자는 김 의원의 입장은 같은 시기 "절충안은 결코 수용할 수 없다"며 정면으로 맞선 순천대의 입장과 완전히 엇갈렸다. 반면 순천시장과 순천시의회는 8일 보도자료 이후 별다른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은 채 사태를 지켜보는 모습이었다.
전환기획위원회는 14일 나주시 빛가람동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목포대와 순천대 통합 문제와 관련해 더 이상의 추가 중재안은 제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두 대학이 오는 20일까지 자율 협의를 통해 교육부 통합 신청서 제출 일정에 합의하지 못할 경우, 통합특별시에 중재 역할 종료를 권고하겠다는 것이다.
박향 기획위 보건복지위원장은 "특정 대학의 개별 수정 요구를 다시 받아들이면 양 대학 간 형평성과 절차적 안정성이 흔들릴 수 있다"며 "추가 배치안이나 새로운 중재안은 만들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순천대는 지난 13일 밤 '구성원 일동' 명의의 공식 입장문을 내고 통합 대학본부와 의대는 물론 대학병원까지 목포에 먼저 배치하는 편향된 제안은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에 전환기획위원회는 이번 절충안이 양 대학의 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마련한 최선의 선택이었다며 유감을 표했다. 중재가 사실상 두 대학의 자율 협의 단계로 넘어가면서, 오는 20일까지 접점을 찾지 못할 경우 통합 자체가 무산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정치권이 대학 흔들었다"… 노관규 전 순천시장, 순천대 공개 지지
이런 가운데 노관규 전 순천시장은 14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병운 순천대 총장에게 박수를 보낸다"며 순천대의 역제안을 공개적으로 지지하고 나섰다.
노 전 시장은 통합특별시장과 지역 국회의원, 순천시장 등 정치권의 압박으로 대학 측이 큰 부담을 겪었을 것이라고 언급하며, 재임 시절부터 전남도의 압박과 회유에 끌려가는 듯한 지역 국회의원과 도·시의원들의 일관성 없는 행태에 실망해 왔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1일에는 순천에 500병상 대학병원을 먼저 설치하고 목포에 대학본부와 의대를 두는 절충안 자체가 목포대 중심으로 설계됐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정치 논리를 배제하고 순천대와 목포대를 전남대학교에 통합한 뒤 동·서부권에 각각 분원을 두는 방안까지 대안으로 제시했다.
결국 이번 사안을 두고 순천에서는 순천대는 절충안 거부, 김문수 의원은 절충안 수용, 현직 시장과 시의회는 관망, 전직 시장은 순천대 지지라는 서로 다른 입장이 동시에 나타난 셈이다.
목포대가 절충안을 조건 없이 수용한 반면 순천대가 명확한 거부 의사를 밝히면서, 통합을 전제로 마련됐던 절충안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여기에 전환기획위원회마저 더 이상의 중재 역할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면서 공은 사실상 두 대학에 넘어간 상황이다.
오는 20일까지 두 대학이 자율 협의를 통해 접점을 찾지 못하면 통합특별시의 중재 역할은 종료될 가능성이 크다. 또한 당초 20일에서 이달 말로 연기된 교육부 통합 신청서 제출 시한마저 맞추기 어려워질 수 있다.
협상이 다시 난항에 빠진 상황에서 동부권의 목소리가 대학과 국회의원, 전직 시장 사이에서 제각각 갈라져 있다는 점은 향후 재협상 과정에서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남은 시한 동안 순천시와 현직 정치권이 관망을 멈추고 동부권의 목소리를 하나로 모아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동부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