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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는 목포에, 병원은 순천 먼저"…전남 국립의대 갈림길에 서다

2026-07-09 09:43 | 입력 : 조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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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남통합특별시 중재안에 순천·목포 동상이몽
재원 확보·시간 촉박·형평성 논란이 발목


[동부뉴스=조성진 기자] 지난 8일 목포시의회. 목포대학교 관계자는 "의과대학은 목포에, 500병상 대학병원은 순천에 먼저"라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인수위원회의 국립의대 중재안을 설명하고 있었다. 같은 시각 순천시는 국립의대와 대학병원 설립을 단계적으로 추진하되 "500병상 이상 교육병원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같은 국립의대 사업을 놓고 두 지역이 서로 다른 그림을 그리는 사이, 교육부에 대학 통합 신청서를 제출해야 하는 시한은 오는 20일로 다가왔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직 인수위원회인 전남광주대전환기획위원회는 지난 8일 통합을 추진 중인 목포대와 순천대에 새로운 원칙을 제시했다. 통합을 전제로 한 단일 국립의과대학 설립, 순천·목포 두 곳에 각각 500병상급 대학병원을 조성하는 방안, 동·서부권의 의료자원과 병상 여건을 고려한 단계적 사업 추진, 그리고 통합특별시 차원의 행·재정 지원이 핵심이다.

구체적으로는 의과대학 본부와 캠퍼스는 목포에 두고, 대학병원은 인구 대비 병상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순천에 500병상 규모로 먼저 건립하는 구상이다. 대학병원은 임상교육본부를 통해 의대생의 약 4분의 3이 상주하며 실습하는 교육병원 역할도 맡게 된다. 목포에는 기존 의료시설을 인수·확대하는 방식으로 순천보다 작은 규모의 병원을 후속 설립해 최종적으로 '1의대 2병원' 체제를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기획위는 지역 인구 대비 병상 확충 여력이 순천이 더 크다는 점을 근거로 제시했다. 앞서 지난 6일에는 순천대 측에 "기존 두 대학 간 합의는 사실상 백지화하고 새로운 기준으로 재협의해 달라"는 입장과 함께 동부권 교육병원 우선 배치를 권고했으며, 양 지역 병원 건립에 각각 2천억원을 지원하는 방안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획위는 두 대학에 8일까지 답변을 요청했지만 아직 공식 회신은 없는 상태다.

순천은 "의료주권", 목포는 "형평성"

순천시는 이번 국면을 '의료 주권' 확보의 문제로 규정하고 있다. 손훈모 순천시장은 국립순천대학교, 전남광주통합특별시와 협력해 2030년 국립의대 신설 정원 100명 확보에 힘을 쏟고 있다며, 여수·광양 국가산단과 경남 서부권까지 아우르는 동부권의 의료 수요를 근거로 제시했다. 시 관계자는 "의료는 정치적 논리가 아니라 시민의 생명을 중심에 두고 풀어야 할 생존의 문제"라며 "더 이상 수도권으로 의료 원정을 떠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목포 지역 정치권은 형평성을 문제 삼고 있다. 전경선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원은 "통합이 아닌 분열"이라며 인수위 절충안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전 의원은 서남권이 "전국 유인도서의 41.7%가 밀집해 있고 고령·암·만성질환·응급환자 비율이 모두 높은 전국 최고의 의료 취약지"라는 점을 들어, 병원 없는 의대만으로는 지역 의료 불균형을 해소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박용준·손혜원 목포시의원도 각각 페이스북을 통해 협상안 재검토를 촉구했다. 손 의원은 "목포와 순천의 조건이 뒤바뀌었다면 순천이 이 제안을 받아들였겠느냐"고 반문했고, 박 의원은 설명회에서 거론된 4천억원으로 알려진 재정지원 규모가 사실상 합의를 압박하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인수위는 8일 기자회견을 열어 "특정 지역의 이해관계를 조정하기 위한 안이 아니라 필수의료를 살리고 의료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현실적인 대안"이라며 "속도는 다를 수 있지만 최종 목표는 동·서부권 모두 대학병원을 갖추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재원·시간·신뢰… 세 가지 숙제

절충안이 풀어야 할 과제는 지역 간 이견만이 아니다. 우선 재원 문제가 있다. 의료계는 교육부 기준을 충족하는 500병상 대학병원 건립에 최소 6천억원에서 많게는 7천억원 이상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한다. 그러나 인수위가 초기에 제시한 지원 규모는 병원당 2천억원 수준에 그쳤다. 나머지 수천억원을 누가 부담할지, 매년 발생할 운영 적자를 어떻게 메울지에 대한 구체적인 답은 아직 제시되지 않았다. 병원 완공 이후 국비 지원 방식과 법적 재원 확보 계획도 마찬가지다.

시간도 촉박하다. 목포대와 순천대는 2024년 11월 통합에 합의했지만 의대와 대학병원 소재지를 둘러싼 이견으로 절차가 계속 지연됐다. 지난해 12월에는 통합 찬반 투표에서 순천대 학생의 60.68%가 반대표를 던지면서 통합 자체가 무산될 뻔한 전례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달 안에 정리해 달라"는 촉박한 시한은 충분한 숙의보다 떠밀린 결정을 낳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순천시와 목포시가 정부와 정치권의 방안을 신뢰할 수 있게 하는 것도 필요하다. 국립의대와 대학병원은 수십 년간 지역 의료체계를 좌우할 국가 공공 인프라인 만큼, 대학이 아니라 정부와 정치권이 먼저 재원 분담, 운영비 지원, 권역별 사업 완료 시점을 문서로 명확히 제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미화 의원이 발의한 전남의대·대학병원 설치 특별법 등 법적 장치를 통해 재원을 안정적으로 뒷받침해야 한다는 의견도 같은 맥락이다.

인수위는 "국립의대와 대학병원은 특정 지역의 전리품이 아니라 시민의 생명을 지키는 공공 인프라"라고 강조한다. 틀린 말은 아니다. 다만 그 인프라를 누가, 얼마나, 언제까지 책임질 것인지에 대한 명확한 답이 나오기 전까지는 목포와 순천의 동상이몽도 쉽게 해소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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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명 |2024.11.14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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