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명: 뉴스홈 > 오피니언 > 안다니박사 기사 제목:

“한 사람이 두 표?”… 확인도 처벌도 어려운 경선 ‘이중투표’

2026-04-07 08:42 | 입력 : 조성진 기자
  • 페이스북 공유
  • 트위터 X 공유
  • 카카오톡 공유
  • 링크 복사
  • 페이스북 공유
  • 트위터 X 공유
  • 카카오톡 공유
  • 링크 복사


지난 1일 전남 화순에서 한 통의 전화 녹음 파일이 공개됐다. 임지락 화순군수 예비후보 측 인사 A씨가 유권자에게 전화를 걸어 " 당원 투표는 그대로 참여하고, 여론조사 전화가 오면 ‘당원이 아니다’로 응답해야 한 표를 더 행사할 수 있다”는 취지로 이중투표를 유도한 내용이었다.

더불어민주당 전남도당 선거관리위원회는 3일 열린 제3차 회의에서 총 10건의 선거부정 신고에 대해 심의했다. 이 중 이중투표 유도에 대해서는 추가확인 후 계속 심의하기로 했다.

양심에 의존하는 안심번호 선거인단 투표

더불어민주당 기초단체장 경선은 권리당원과 안심번호 선거인단으로 나누어 투표한다. 권리당원 선거인단은 6개월 이상 당비를 납부한 당원들로 구성되며, 안심번호 선거인단은 이동통신사가 무작위로 추출한 가상 번호 표본이다. 둘 다 ARS로 전화를 걸어 투표한다.

문제는 이 두 선거인단이 서로 완전히 분리되어 있지 않다는 점이다. 권리당원 선거인단은 주민등록번호 앞자리로 신분을 확인하지만 안심번호 선거인단은 응답자에게 권리당원인지 묻는다. 응답자가 권리당원이 아니라고 거짓으로 답해도 이를 즉시 확인할 방법이 없다. 결과적으로 권리당원이 당원 ARS 투표에 참여한 뒤 안심번호 전화가 왔을 때 '당원이 아니다'라고 답하면 사실상 두 번 투표하게 된다.

기술·제도적 어려움

이중투표를 막기 어려운 이유는 우선 기술적으로 확인이 불가능하다. 경선을 대행하는 여론조사 기관은 '이 번호가 민주당 권리당원 명부에 있는 사람인지'를 실시간으로 조회할 권한도, 시스템도 없다. 안심번호는 개인정보가 비식별화된 가상 번호이기 때문에 당원 명부와 즉시 대조가 불가능하다.

개인정보보호법의 벽도 크다. 민주당이 의혹을 확인하려면 통신사 개인정보에 접근해야 하는데, 이는 통신비밀보호법과 개인정보보호법에 의해 차단된다. 당이 스스로 사실 확인을 할 수 없는 구조다.

입증하기도 어렵다. 공직선거법 제108조는 이중응답 유도 행위를 금지하고 있지만, 실제 처벌을 위해서는 '고의적 지시·유도 여부'와 '실제 이중투표 발생의 인과관계'를 입증해야 한다. 이 기준을 넘기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다. 후보자가 이중투표를 독려하는 행위가 확인되지 않으면 법적 처벌이 어려운 구조다.

이중투표 유도 유형

현장에서 이중투표가 유도되는 방식은 크게 세 가지 유형이다.

대표적인 것이 모임 자리에서 구두로 하거나 전화로 하는 방식이다. "권리당원이라고 하면 전화가 끊어진다. 아니라고 눌러야 안심번호 선거인단 투표에 참여할 수 있다"는 식의 설명이 이루어진다.

문자로 보내기도 한다. "시민 안심번호 ARS 전화가 오면 권리당원 아니다 2번을 눌러주세요"라는 형태의 문자가 후보자 캠프를 통해 확산된다. 투표 독려 문자와 비슷해 구별이 쉽지 않다.

단체 카톡방을 활용하는 경우도 있다. 지지자 단톡방에 "권리당원이 아니라 하면 된다"는 공지가 올라오거나, '시민투표 완료요' 같은 이중투표 인증이 공유되며 다른 지지자들에게 암묵적 유도를 가한다.

중앙당, 공문 발송했지만 '글쎄'

민주당 중앙당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3월 18일 17개 시·도당에 이중투표 금지 공문을 발송했다. 공문은 "당적이 있음에도 안심번호 선거인단을 신청해 이중으로 명부에 등재하는 사례가 있다"고 명시하고, 이 행위가 공직선거법 제108조 제11항과 제256조 위반에 해당한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공문이 현장에서 집행력을 갖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2022년 지방선거에서도, 2024년 총선에서도 같은 문제가 반복됐다. 공문을 보내고 경고를 해도 경선이 짧게 진행되는 사이 이중투표 의혹을 실시간으로 차단하고 실질적으로 제재하는 체계가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이 현장의 평가다.

민주당 순천시장 경선은 4월 8일 시작된다. 오하근·손훈모·허석·서동욱 등 네 명이 경선에 참여한다. 선거인단의 독립성과 배타성을 보장할 실시간 교차 검증 체계, 명부 이중 확인 시스템, 위반 행위에 대한 즉각적인 제재 수단이 있지 않은 상황에서, 국민참여 경선 투표는 결국 개인의 선택과 양심에 의존하게 된다. 그 결과, 규칙을 지키는 유권자는 한 표만 행사하고, 규칙을 어기는 유권자는 두 표를 행사할 가능성이 생긴다.

동부뉴스
  • 페이스북 공유
  • 트위터 X 공유
  • 카카오톡 공유
  • 링크 복사
Copyrights ⓒ 동부뉴스 & www.db24.kr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 더보기 조성진 기자
댓글 :0
댓글 등록
0/400
  • 작성자명 |2024.11.14 10:30
    이곳은 댓글 작성한 내용이 나오는 자리 입니다.
1 2 3 4 5
헤드라인 기사
포토뉴스
"서선란, 반드시 기호 1가로"…캠프 발대식서 경선 승리 다짐
민주당 순천시장 경선, 여론조사 분석결과 오하근 30%대 선두
핵심 빠진 강형구 의장의 김문수 비판… 'U대회 명분'으로 가린 절차 논란
국회문체위, '순천 애니메이션클러스터사업' 감사원 감사요구안 의결
순천시, 종량제봉투 원료 1년치 확보…"사재기 하지 마세요"
노관규 31%는 민주당 후보가 승리하기 위한 출발점이다
동부뉴스로고

발행인 : 조성진 | 주소 : 전남 순천시 신월큰길 19, 3층 | 대표번호 : 010-9270-9471
편집인 : 조성진, 청소년보호책임자 : 강민재 | 언론사명 : 동부뉴스
등록번호 : 전남, 아00577 | 등록일 : 2025.05.14 | 발행일자 : 2025.0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