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명: 뉴스홈 > 정치/경제 > 정치 기사 제목:

손훈모 시장, 타당성조사 피한 스포츠파크 심사청구 ‘잘못’ 인정… 사업은?

2026-10-29 11:07 | 입력 : 조성진 기자
  • 페이스북 공유
  • 트위터 X 공유
  • 카카오톡 공유
  • 링크 복사
  • 페이스북 공유
  • 트위터 X 공유
  • 카카오톡 공유
  • 링크 복사

정수진 의원, 반려 공문·투자심사 서류 공개…‘국비 미확보’ 아닌 수요·편익 재산정 요구
1,200억 사업에 확보 국비 40억…2022년 계획은 국비 400억

28일 열린 순천시의회에서 정수진 의원의 시정질문에 손훈모 시장이 답변하고 있다  사진순천시의회
28일 열린 순천시의회에서 정수진 의원의 시정질문에 손훈모 시장이 답변하고 있다. 사진=순천시의회

"정수진 의원께서 지적했다시피 500억 이하로 책정해서 심사청구를 했던 부분은 분명히 잘못된 것으로 보인다."

손훈모 순천시장은 28일 순천시의회 본회의 시정질문에서 노관규 전임 시장 때 남해안남중권 종합스포츠파크 사업비를 500억 원 아래로 잡아 타당성 조사 없이 행정안전부 중앙투자심사를 신청한 것은 잘못이었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손 시장은 "기왕에 결정된 일이고 여기서 중단하기에는 리스크가 더 많다"며 스포츠파크 사업을 이대로 이어가겠다는 뜻도 밝혔다.

동부뉴스는 지난 8월 20일 이 사업이 중앙투자심사에서 반려된 뒤에도 보상비 102억여 원이 한국부동산원에 넘어갔고, 그 집행 문서를 노관규 당시 시장이 최종 결재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정수진 의원(조곡·덕연)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행안부 반려 공문과 순천시 투자심사 서류, 사업 재원 자료를 차례로 공개했다.


정수진 의원은 "스포츠파크 건립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며, 과거 행정의 문제 책임을 손훈모 시장에게 묻고자 하는 것도 아님을 분명히 밝힌다"며 시정질문을 시작했다.

정 의원은 손 시장이 취임하자마자 연향들 지방채, 스포츠파크, 소각장 등 "전 시장의 산적한 난맥상으로 너무 힘들 것 같다"고 운을 뗀 뒤, 대룡동 사업 부지 주변 주민들이 스포츠파크에 거는 기대도 "충분히 존중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체육시설은 단순히 경기장을 짓는 토목사업이 아니라며 어디에, 무엇을, 얼마나 크게 지을지부터 먼저 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의원이 먼저 짚은 것은 순서였다. 지방재정법은 총사업비 500억 원 이상 사업은 타당성 조사를, 200억 원 이상 시 신규사업은 중앙투자심사를 거친 뒤에 예산을 편성하고 집행하도록 하고 있다. 시민 세금이 들어가기 전에 사업이 필요한지, 감당할 수 있는지를 먼저 따져 보라는 장치다.

스포츠파크에서는 이 순서가 뒤바뀌었다. 순천시는 2025년 9월 중앙투자심사 결과가 나오기 전에 토지매입비 177억 원을 편성했고, 행안부는 10월 20일 사업을 반려했다. 그 뒤 11월과 12월 보상비 102억여 원이 집행됐고, 이 가운데 35억여 원이 토지 소유자들에게 지급됐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감사위원회는 주민감사청구에 따른 올해 7월 감사보고서에서 이를 지방재정법 제37조 위반으로 판단했다. 정 의원은 "타당성 조사하고 지방재정투자심사를 다 빼고 돈만 써버린 거다. 한마디로 말해서 어떻게 이런 일 벌어질 수가 있느냐"고 따졌다.


정수진 의원은 인천 연수구 사례도 들었다. 연수구는 문화예술회관 사업비를 500억 원 밑으로 잡았다가 사업비가 늘어 뒤늦게 받은 타당성 조사에서 ‘타당성 없음’ 결론을 받았다. 공사는 멈췄고 계약 해지에 반발한 업체에 17억 원을 물어줬다. 정 의원은 순천의 경우 "깨어있는 시민의 감사청구로 더 큰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고 했다.

손 시장은 감사 결과 ‘주의’ 처분을 받은 사실을 확인하면서도 "정책을 결정하고 지시한 사람이 문제이지 지금 현재 공무원 구조상 시장의 명령을 거부할 공무원은 없을 것"이라며 지시를 따른 공무원을 감쌌다. 징계나 구상권 행사에서 현직 공무원들은 최대한 선처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미 진행된 보상은 토지 소유자들의 혼란을 막기 위해 이어가되, 자신이 취임한 올 7월 이후에는 보상 절차를 타당성 조사 이후로 미뤘다고 밝혔다.

465억 안에 177억, 그리고 또 177억

정 의원이 이날 처음 공개한 자료 가운데 하나는 2025년 6월 30일 열린 순천시 제2차 지방재정투자심사 결과다. 시 자체 투자심사위원회는 이날 ‘남해안남중권 종합스포츠파크 부지매입’ 177억 원과 ‘남해안남중권 종합스포츠파크’ 465억 원을 각각 ‘적정’으로 판정했다.

정 의원은 465억 원의 사업비 산출 내역에 이미 토지보상비 177억 원이 들어 있다고 주장했다. 감사보고서에도 465억 원은 공사비 288억 원과 보상비 177억 원을 더한 금액으로 적혀 있다. 같은 보상비가 별도 안건으로 한 번 더 심사를 통과한 셈이다. 시는 이 465억 원으로 2025년 7월 중앙투자심사를 의뢰했다. 정 의원은 "위법 불감증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어떻게 이런 행정들이 이루어지고 있었는지 정말 개탄하지 않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스포츠파크는 민선7기 때부터 1,200억 원 규모로 구상된 사업이다. 정 의원은 이를 465억 원으로 줄여 신청한 것이 타당성 조사를 피하려는 것이었다고 봤다. 손 시장은 "당초 중앙투자심사 신청 당시에 총 사업비를 적정하게 산정하지 못했던 점이 주요 원인"이라고 답했다. 177억 원이 두 차례 심사에 오른 경위에 대한 설명은 이날 답변에 없었다.

시민이 들은 반려 사유, 공문에 적힌 반려 사유

지난해 반려 당시 순천시는 국비를 확보하지 못해 반려됐다고 밝혔다. 정 의원이 공개한 행안부 반려 공문에는 사유가 네 가지로 적혀 있었다. 국비 등 재원조달계획을 확정한 뒤 다시 의뢰할 것, 총사업비를 다시 산정해 500억 원을 넘으면 타당성 조사를 거칠 것, 객관적 수요에 따라 시설의 필요성과 편익을 다시 산정할 것, 자체 타당성 조사 보고서의 지적 사항을 보완하고 근거를 제시할 것 등이다. 마지막 항목에는 비용 분석 보완, 실제 수요 구체화, 토지수용비 현실화가 담겼다.


정 의원은 행안부 「지방재정투자사업 심사규칙」 상 반려는 사업의 타당성을 결한 것이 명백하다고 판단될 때 사유를 적어 돌려보내는 처분이라고 설명했다. 이 시설이 정말 필요한지, 얼마나 쓰일지부터 다시 증명하라는 요구라는 것이다.

반려 사유에 따라 순천시는 사업비를 1,200억 원으로 다시 잡고 타당성 조사를 받고 있다. 손 시장은 “ 의원께서 타당성 조사를 통과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하지만, 우리 집행부에서 볼 때는 통과할 가능성이 더 크다고 우선은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타당성 조사는 “단순한 합격, 불합격 판정이 아니라” 수요와 비용, 편익을 따져 실현 가능성을 검토하는 절차라며, 보완할 부분이 나오면 시설 구성과 규모를 조정해 중앙투자심사를 다시 신청하겠다고 했다.

국비 400억 기대했던 사업, 손에 쥔 건 40억

2022년 3월 순천시 주요업무보고에는 스포츠파크 사업비 1,200억 원 가운데 국비 400억 원, 시비 800억 원이 잡혀 있었다. 토지매입비는 별도였다. 지금 확보된 국비는 40억 원뿐이다. 사업비 1,200억 원 가운데 나머지 1,160억 원, 96.7%가 시비로 잡혀 있다.

정 의원은 나주 종합스포츠파크와 비교했다. 나주는 총사업비 700억 원 가운데 국비 143억 원과 특별교부세 51억 원, 모두 194억 원(27.7%)을 외부에서 확보했고 시비는 506억 원이다.

그나마 확보한 40억 원도 스포츠파크를 위한 돈이 아니다. 문화체육관광부 국민체육센터 건립 공모에서 ‘시니어 친화형’으로 선정돼 받은 국비다. 공모 목적은 국민 누구나 거주지 가까이에서 쉽게 이용하는 생활밀착형 체육시설이고, 노인 건강측정·운동처방실과 다목적체육관, GX룸이 필수 시설이다. 원래 사업비 100억 원 규모인 이 체육센터가 1,200억 원짜리 스포츠파크와 묶여 대룡동 산3-1번지 일원에 들어선다. 정 의원은 “ "그러한 시설을 산지에다가 짓는다고 하니까 안타깝게 다가온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스포츠파크 전체가 중앙투자심사나 산지 전용, 토목공사 단계에서 늦어지면 어르신 체육센터도 함께 늦어진다며 대책을 물었다. 손 시장은 필수 시설은 모두 반영했다며 "사업은 좀 지연되더라도 일체성을 가지기 위해서 같이 진행해야 된다”고 답했다. 재원은 시설별 국비 공모와 특별시비 지원 등 외부 재원을 확보하고 예산을 단계적으로 투입하겠다고 했다.

가까운 축구장부터 예약하는 사람들

입지를 두고도 의견이 갈렸다. 정 의원은 시가 실시한 용역의 시민 설문에서 체육시설을 이용하는 이유 1위가 ‘접근성이 좋아서’(27.8%)였다고 밝혔다. 2025년 시 체육시설 대관 현황을 보면 같은 인조잔디 축구장인 도심의 국가정원 스포츠센터는 1,564회, 외곽의 상사 구장은 119회 대관됐다. 정 의원은 전화로 물어본 축구 동호인들이 "예약을 할 때 가까운 국가정원 축구장을 먼저 예약을 하고 그게 안 될 때는 상사로 간다"고 전했다.

손훈모 시장은 효천고 뒤편 대룡동까지는 차로 10여 분 거리라며 "그렇게 먼 거리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거리가 있더라도 새 스포츠파크를 이용하겠다는 체육인이 93.8%였다는 설문 결과를 근거로 들었다. 시내에서 그만한 규모의 부지를 찾을 곳은 연향들 인근뿐이지만, 연향들은 조성 과정에서 1,000억 원이 넘는 지방채를 발행해 상환 압박이 크고, 환경공단과 2차 공공기관 이전, 교육청, 동부청사, 호텔 등에 써야 한다는 것이다.

시민들이 원한 시설도 계획과 달랐다. 용역보고서의 희망 시설 조사에서 수영장이 48.5%(복수 응답)로 가장 높았지만, 최종 계획은 야구장 2면, 축구장 4면, 풋살장 6면, 종합체육관이다. 2022년 원안에 있던 키즈 어드벤처 파크와 캠핑장 같은 가족친화형 시설은 빠졌다. 손 시장은 수영장은 오천지구의 장기 미활용 학교 부지에, 배드민턴장은 생태문화교육원 인근에 따로 짓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가족친화형 시설을 다시 넣으라는 요구에는 "전폭적으로 수용한다”고 답했다.

"동식물들도 살고 있을 거 아닙니까"

가장 팽팽하게 맞선 대목은 산림이었다. 용역보고서에 따르면 대룡동 사업 대상지는 약 32만㎡(9만 6000평)로, 경사도가 20%에서 최대 55%에 이르는 급경사지다. 보고서도 진입도로가 좁고 산림 훼손이 불가피하며, 산을 깎고 메우는 데 드는 토목공사비 부담이 크다는 점을 단점으로 꼽았다.

정 의원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에 산림을 온전하게 보호할 의무를 지운 산림보호법 제3조를 언급하며 "지금 현재 있는 산림들을 훼손해야 한다. 그 안에 동식물들도 살고 있는데 그렇게까지 산림을 훼손해야 하냐"고 물었다. 훼손 면적과 토목공사비, 산림의 공익적 가치, 대체 입지 가능성까지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다.

손 시장은 순천이 서울 면적의 1.6배이고 그 가운데 70%가 산림이라며 "인류 역사상 산림을 적정 규모에서 훼손하지 않고, 자연을 그대로 보호했다고 하면 인류의 발전은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답했다. 시민들에게 더 큰 편익을 줄 수 있다면 일부 산림 훼손은 "충분히 시민들을 설득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도 했다.

정 의원은 물러서지 않았다. 손 시장의 공약인 108홀 파크골프장도 같은 일대에 예정돼 있어 훼손 면적이 더 늘어난다며, 산지를 깎아 지형을 바꾸는 만큼 환경 영향과 재해 위험을 더 철저히 검토해 달라고 요구했다.

손 시장은 "금당지역, 왕지동, 연향동 지역도 원래는 농토이거나 산림이었다. 그 부분을 훼손하지 않았다면 지금의 신도심의 모습도 없었을 것"이라며 신도심을 예로 들었다. 그러면서 "의원의 입장도 충분히 이해한다"며 훼손을 최소화할 방안이 있다면 검토하겠다고 했다.

"기왕에 결정된 일"

정 의원은 시 체육시설의 운영 적자가 이미 해마다 36억 원에 이른다며, 사업 규모와 시설 재배치, 입지 변경까지 검토할 뜻이 있는지 물었다. 이미 보상이 이뤄진 산지에는 파크골프장을 두고 스포츠파크는 다시 배치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손 시장은 타당성 조사가 진행 중이어서 "현재 상태에서 부지를 변경하기는 쉬운 문제는 아닌 것 같다"고 했다. 정 의원이 세 차례 바뀐 용역 결과를 종합해 최선의 방안이 무엇인지 묻자, 손 시장은 사적인 자리라면 여러 말을 할 수 있겠다는 취지로 운을 뗀 뒤 "기왕에 결정된 일이고 여기서 중단하기에는 리스크가 더 많다"고 답했다.

전국대회와 전지훈련을 유치해 지역경제를 살리겠다는 구상에 대해서도 정 의원은 연간 몇 개 대회에 몇 명의 선수단이 와서 얼마를 쓸 것으로 보는지, 그 근거가 있는지 물었다. 손 시장은 서면으로 답하겠다며 "제가 어려서부터 우리 순천은 차가운 겨울이 되면 전국에서 많은 선수들이 와서 전지훈련을 했을 정도로 굉장히 따뜻한 곳"이라고 덧붙였다.

정 의원은 "특정 부지를 전제로 추진되기보다는 시민에게 가장 적합한 입지를 객관적으로 선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질문을 마쳤다. 정 의원은 이날 스포츠파크 기본구상 용역이 변경되는 과정에서 쓰레기 소각장(차세대 공공자원화시설) 연계 구상이 담겼다는 자료도 함께 공개했다.

질의응답이 끝나자 유영철 의장은 손 시장에게 "스포츠파크 장소를 옮길 생각이 있느냐"고 직접 물었고, 손 시장은 "그건 없다"고 짧게 답했다.

동부뉴스
  • 페이스북 공유
  • 트위터 X 공유
  • 카카오톡 공유
  • 링크 복사
Copyrights ⓒ 동부뉴스 & www.db24.kr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 더보기 조성진 기자
댓글 :0
댓글 등록
0/400
  • 작성자명 |2024.11.14 10:30
    이곳은 댓글 작성한 내용이 나오는 자리 입니다.
1 2 3 4 5
동부뉴스로고

발행인 : 조성진 | 주소 : 전남 순천시 신월큰길 19, 3층 | 대표번호 : 010-9270-9471
편집인 : 조성진, 청소년보호책임자 : 강민재 | 언론사명 : 동부뉴스
등록번호 : 전남, 아00577 | 등록일 : 2025.05.14 | 발행일자 : 2025.0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