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 방문객의 씀씀이가 준 것은 숙박·쇼핑·문화 등 체류형 소비 항목에서 두드러졌다. 업종별로 보면 호텔 소비가 7억 5,000만 원에서 5억 원으로 33.1% 줄어 감소 폭이 가장 컸고, 기타 숙박도 62.2억원에서 56.8억원으로 8.7% 감소했다. 캠핑장·펜션(-30.2%), 문화서비스(-27.1%), 대형쇼핑몰(-12.4%), 골프장(-7.1%), 뷰티업종(-6.0%)도 일제히 뒷걸음질했다. 반면 늘어난 업종은 육상운송(+7.1%), 렌터카(+12.3%), 일반외식업(+3.7%)처럼 짧게 스쳐 가는 이동·먹거리형 소비에 몰려 있었다. 관광유원시설 소비만 8,100만 원에서 2억 6,000만 원으로 세 배 넘게 늘었는데, 절대 규모는 아직 작다.
전국은 숙박여행 느는데 순천은 거꾸로
숙박자 비율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확인된다. 이동통신 데이터를 기반으로 집계한 순천의 순 방문자 수는 2024년 2,135만명에서 2025년 2,324만명으로 8.9% 늘었지만, 이 중 숙박자 비율은 11.3%에서 10.9%로 0.4%포인트 낮아졌다. 숙박을 선택한 방문자의 평균 숙박일수(외지인 기준)는 2.8일에서 2.86일로 소폭 늘었지만, 애초에 숙박 자체를 택하는 비율이 줄면서 전체적인 체류형 관광 확대로는 이어지지 못한 셈이다. 신용카드 소비 데이터와 이동통신 데이터는 집계 방식이 달라 방문자 수치 자체는 차이가 있지만, '방문객은 늘어도 머무르는 관광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방향성은 두 통계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난다.
이런 흐름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6월 30일 공개한 '2025년 국민여행조사'가 보여준 전국 추세와 엇갈린다. 전국적으로는 당일여행 비중이 58.8%로 여전히 가장 높지만 전년보다 줄었고, 1박 2일 이상 숙박여행 비중은 계속 늘고 있다.
여행 정보를 얻는 경로도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47.1%), SNS(14.5%), 동영상 사이트(12.7%) 순으로 재편되고 있고, 여행지 체험 프로그램 만족도(82.1점)가 갈수록 방문지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조사에서 전남권은 자연경관·음식·체험 프로그램 만족도가 전국 상위권으로 나타나면서도 정작 국내여행 방문지 비중은 8.8%로 17개 시·도 중 6위에 그쳐, '만족도는 높지만 방문율은 낮다'는 역설을 보인 바 있다.
반면 순천은 방문객 수는 전국 흐름과 비슷하게 늘고 있지만, 숙박 비율은 거꾸로 낮아지고 소비는 이동·먹거리 위주로만 유지되는 모습이어서, 전국 트렌드와는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체류·체험형 콘텐츠 늘려야
이번 통계는 순천 관광이 풀어야 할 숙제를 보여준다. 소비가 줄어든 항목 대부분이 호텔·문화서비스·골프장·쇼핑처럼 체류 시간이 길고 단가가 높은 업종이고, 늘어난 항목은 육상운송·렌터카·외식업처럼 이동 중 소비에 가깝다는 점에서, '많이 오지만 짧게 머물다 가는' 구조가 굳어지고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 다만 관광유원시설 소비가 8,100만 원에서 2억 6,000만 원으로 절대 규모는 작아도 세 배 넘게 늘어난 대목은 체험형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분명히 존재한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다.
국민여행조사가 보여준 전국적 흐름인 온라인 커뮤니티·영상 콘텐츠 중심의 정보 소비와 체험 프로그램에 대한 선호를 감안하면, 순천도 숙박을 유도할 체류형 콘텐츠와 이를 알릴 온라인 홍보 전략을 함께 강화해야 방문객 증가를 실질적인 지역 소비 증가로 연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호텔·기타숙박·문화서비스처럼 감소 폭이 컸던 항목을 되살릴 수 있는 야간 프로그램이나 지역 연계 체험 상품을 늘리는 동시에, 방문객이 순천을 지나치는 경유지가 아니라 하루 이상 머무는 목적지로 인식하도록 하는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동부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