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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1월 29일 반도체특별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사진=KTV |
[동부뉴스=조성진 기자] 반도체산업 경쟁력 강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 오는 8월 11일 시행된다. 올해 1월 29일 국회를 통과해 2월 10일 공포됐고, 산업통상부는 지난달 25일 시행령·시행규칙을 입법예고했다. 입법예고는 법제처 심사를 거쳐 8월부터 적용된다.
특별법의 핵심 내용를 보면, 클러스터를 지정해 전력·용수·도로 등 기반시설 설치비를 정부가 절반 이상, 요건 충족 시 전액까지 국비로 지원한다. 국가안보와 직결된 사업은 예비타당성조사를 면제하거나 절차를 단축하고, 국유재산 사용료·대부료 감면(50~100%)과 인허가 우선처리 등 입주 기업 혜택을 새로 부여한다.
시행령 15조에는 클러스터 지정 시 비수도권을 우대하는 조항이 담겼다. 고동진 국민의힘 의원이 산업통상부로부터 받은 답변에 따르면, 애초 검토됐던 '수도권 배제' 대신 '비수도권 우대'로 최종 확정됐다.
전남광주, 신규 절차가 처음 적용되는 사업
지난달 29일 청와대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삼성전자·SK하이닉스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일대에 각각 400조원씩, 총 800조원을 투자해 메모리팹 4기를 짓는다고 발표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 2기씩 나눠 짓는다. 이 사업은 아직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지정도, 예비타당성조사도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반도체특별법상 클러스터 지정·예타 면제·인프라 국비지원·국유재산 감면·인허가 우선처리 절차가 8월 시행 이후 순서대로 적용될 전망이다.
전영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국민보고회 자유토론에서 "투자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신속한 원스톱 행정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국가산단 인프라, 특히 전력과 용수 등 꽤 비용이 드는 부분인데, 반도체특별법에서 지방 우선 지원이 가능하도록 돼 있는 만큼 정부에서 확실히 책임을 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청와대 안에 사업 전담 직할 담당관을 두고 사업을 직접 챙기기로 했으며, '반도체 경쟁력 강화 특별위원회'와 '반도체 혁신지원단'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전남광주 후보지로는 광주 첨단3지구, 미래차 산단, 빛그린 산단, 광주 군공항 부지, 해남 솔라시도 등이 검토되고 있다. 다만 미래차 산단·빛그린 산단은 기존 입주 예정 기업으로 가용 부지가 많지 않고 95.6%가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여 있으며, 군공항 부지는 고도 제한과 소음·진동 문제로 군공항 이전이 선행돼야 한다.
광주시는 반도체 공정용 초순수를 공급할 전용 용수 라인이 없어 별도 정제 시설을 새로 구축해야 하고, 호남권 345킬로볼트급 송전망 13곳 중 12곳이 2030년쯤 여유 용량 부족에 직면할 것으로 보여 증설이 필요하다. 반도체 인력양성은 GIST와 전남대 등 거점 국립대가 맡는다.
전남광주는 별도로 지자체 차원의 투자 유치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 세계 2위 반도체 패키징 업체 앰코테크놀로지코리아가 광주 공장 증설에 1조원을 투자하기로 하면서,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기존 10%였던 투자 유치 보조금을 최대 20%로 올려 이를 유치했다. 반도체특별법 조항이 아니라 지자체 자체 인센티브지만, 후공정 생태계가 이미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
용인(삼성전자·SK하이닉스), 구법 아래 이미 지정 완료
용인 첨단시스템반도체 국가산단은 2023년 7월 20일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로 지정되고 같은 해 11월 24일 예비타당성조사 면제가 확정됐다. 이는 반도체특별법이 아니라 '국가첨단전략산업 경쟁력 강화 및 보호에 관한 특별조치법'에 근거한 것이다.
이후 2024년 12월 31일 산업단지계획 승인이 고시됐고, 지난해 12월 19일 삼성전자와 LH 간 산업시설용지 분양계약이 체결됐다. SK하이닉스도 같은 특화단지 지정 이후 투자 규모를 122조원에서 확대해 원삼면 부지에 팹을 짓고 있으며, 1호 팹은 2025년 3월 착공해 2027년 5월 완공을 목표로 한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은 국민보고회 자유토론에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와 청주 생산 거점을 반도체특별법 지원 대상에 포함해 달라고 건의했다. 두 사업이 현재 반도체특별법의 공식 지원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상태임을 보여준다.
청주에서는 SK하이닉스가 20조원 규모 M15X를 가동 중이며, 첨단 패키징 전용 팹 P&T7(19조원, 2026년 4월 착공)을 추가로 짓고 있다.
삼성전자는 별도로 K칩스법(조세특례제한법 개정)에 따라 반도체(DS) 부문 세액공제율이 15%에서 20%로 상향돼, 연간 시설투자액 46조3,000억원을 세액공제 대상액으로 가정할 경우 적어도 5조원의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반도체특별법이 아닌 조세특례제한법에 근거한 것으로, 인프라·인허가를 다루는 반도체특별법과는 지원 트랙이 다르다.
병목·갈등 변수
정부는 기존 용인 클러스터 계획을 수정하지 않고 호남에 클러스터를 추가하는 방침이다. 당초 2040년대 중후반이던 용인 클러스터 완공 시점도 2035년쯤으로 앞당기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광주·전남 전공정 공장에 필요한 취수원·초순수 설비·변전소 등 신규 인프라 구축과 전문 인력 확보가 용인과 동시에 진행될 경우 병목 현상이 심화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용인 클러스터 1기 팹도 오·폐수 방류 문제로 지역 반발에 부딪혀 2022년 예정이던 착공이 2025년으로 늦춰진 전례가 있다.
국민의힘은 호남 클러스터 추진을 '관치경제 선전포고'라고 규정했다. 추경호 대구시장은 "국가균형발전이 아니라 지역 간 갈등을 키우는 '국가 균열 발전'에 가깝다"고 비판했다. 쟁점이던 반도체 R&D 인력 주 52시간 예외 적용은 법안에서 제외됐으며 소관 상임위에서 별도 논의가 계속된다.
동부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