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자 한겨레신문 단독 보도에 따르면, 양측은 호남에 반도체 공장을 새로 짓는 방안을 검토 주이며, 투자 확정 시 최소 수조 원대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이르면 이달 말 주요 기업들과 비수도권 첨단산업 투자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며, 이 호남 반도체 공장 신설안이 주요 안건 중 하나로 다뤄질 예정이다.
이재명 대통령 역시 8일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조만간 성장 전략의 대전환을 이뤄낼 대규모 투자 프로젝트를 공개할 것”이라며 “영호남 문제에 있어 호남에 좀 더 균형을 맞춰야겠다”고 밝혔다.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당선인도 8일 오전 전남 나주시 빛가람복합문화체육센터에서 열린 인수위원회(전남광주대전환기획위원회) 출범식에서 "아마 머지않아 반도체 산업 관련 정부와 기업에서 소식을 들을 수 있을 것"이라며 통합특별시에 반도체 관련 투자가 있을 것을 시사했다.
현재 삼성전자는 경기 기흥·화성·평택(메모리·시스템반도체)과 충남 천안·온양(패키징)을, SK하이닉스는 경기 이천과 충북 청주를 주력 생산 거점으로 삼고 있어 주요 기지가 수도권과 충청권에 집중되어 있다. 두 기업이 참여하는 경기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2026~2042년 로드맵)와 별개로, 이번 호남 투자는 후공정 중심의 독자적인 생산 거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광주·장성의 인프라 강점과 AI·재생에너지 시너지
광주와 장성이 후보지로 꼽히는 배경에는 두 지역의 인접성과 연구개발(R&D) 특구 지정, 데이터센터 및 재생에너지 인프라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광주는 군공항 이전 부지를 산업용지로 활용할 수 있으나 군공항 완전 이전까지는 8년에서 10년 이상 걸릴 것으로 보인다. 장성 남면 일대는 광주연구개발특구 첨단3지구로 지정돼 규제 특례와 세제 지원을 받을 수 있다.
특히 전라남도와 장성군은 2025년 12월 전남 제1호 데이터센터인 ‘장성 파인데이터센터’ 착공식을 열고 AI 첨단산업 인프라 구축에 나섰다. 총 3,959억 원을 투입해 2028년 3월 가동을 목표로 하는 이 시설은 초기 26MW급에서 향후 60MW급까지 단계적으로 확장될 예정이다. 반도체 패키징 공장과 대규모 AI 데이터센터가 한 권역에 자리 잡으면 전력과 네트워크 인프라를 공유하며 상호 수요를 창출하는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
높은 재생에너지 잠재력도 큰 강점이다. 태양광·풍력 발전 비중이 전국 최고 수준인 호남권은 글로벌 RE100(사용 전력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 요구에 대응하기 용이하다. 송전 인프라 확충 계획이 병행된다면 장기적인 전기요금 및 탄소 규제 리스크를 완화할 수 있어 기업들에게 매우 매력적인 요소다.
첨단 후공정(패키징) 중심의 거점 전망과 과제
업계에서는 호남에 조성될 시설이 전공정(웨이퍼 제조) 팹보다는 후공정인 '첨단 패키징' 공장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패키징은 반도체 웨이퍼를 칩 단위로 절단하고 적층·배선해 완제품으로 만드는 공정이다. 최근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AI 반도체의 핵심 기술이자 미세공정 한계를 극복할 성능 향상의 새로운 경로로 주목받으며 글로벌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패키징 공장은 전공정 팹에 비해 전력과 용수 수요가 상대적으로 적고 부지 요건도 덜 까다롭다. 또한 생산직 비중이 높아 지역 인력을 활용하기 좋으므로 비수도권 일자리 창출과 직결된다는 장점이 있다. 정부 역시 수도권 특성화대학원과 더불어 남부권 반도체 혁신벨트 인근 대학·연구기관을 통해 인재 양성과 산학협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설계하고 있다.
다만 현실적인 과제도 남아있다. 전문가들은 대규모 반도체 공장을 24시간 안정적으로 가동하려면 대용량 변전 설비와 송전망 확충, 산업용수 공급망 등의 인프라 투자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아울러 안정적인 연구개발 생태계와 인재 확보를 위한 산학 연계 체계를 구축하고, 수도권 클러스터와의 명확한 기능 분담 전략을 마련하는 것도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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